김영권·김보경·구자철
한국, 5일 파라과이와 8강놓고 격돌
FIFA(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나선 한국 축구대표팀이 미국을 완파하고 16강에 올랐다.
2일 이집트 수에즈의 무바라크스테디엄에서 벌어진 대회 C조 조별리그 최종전 경기에서 한국은 전반 23분 김영권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42분 김보경, 후반 29분 구자철이 연속골을 터뜨려 난적 미국에 예상 밖의 3-0 낙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C조에서 1승1무1패를 기록, 이날 카메룬을 3-0으로 일축한 독일(2승1무)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오는 5일 오전 11시(LA시간) A조 2위 파라과이와 8강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첫 경기에서 카메룬에 0-2로 패하고 독일과 1-1로 비긴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무조건 이겨야 16강에 오를 수 있었는데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세로 나서, 무승부를 의식하고 다소 소극적으로 출발한 미국을 압도했고 승부의 열쇠였던 선제골이 일찌감치 터지며 경기의 주도권을 장악했다. 홍명보 감독은 박희성을 최전방에 놓고 좌우 날개에 김민우, 서정진, 공격형 미드필더에 ‘왼발 달인’ 김보경을 포진시키는 4-2-3-1 전형을 가동했고 다소 짜임새가 어긋났던 1, 2차전과 달리 공격과 수비, 미드필드진이 톱니바퀴같이 잘 맞아 들어가는 환상적인 팀워크로 이번 대회 최고의 경기를 했다.
초반 탐색전이 끝나가던 전반 10분 미국 진영 왼쪽에서 볼을 잡은 윤석영이 가운데로 치고 들어가며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슛을 뿜어 미 골문을 위협하며 분위기를 탄 한국은 19분 오른쪽 코너킥에서 이어진 결정적인 찬스에서 구자철의 강력한 슛이 미국 골키퍼에 굴절된 뒤 크로스바 아래쪽에 맞고 튀어나와 손안에 들어온 첫 골을 놓쳤다. 하지만 4분 뒤 똑같은 코너찬스에서 ‘판막이’ 기회가 찾아오자 이번엔 놓치지 않았다. 코너킥에서 흘러나온 볼은 페널티박스 한 복판에서 오른발로 컨트롤한 김영권은 왼발 인프론트킥으로 앞에 가로막은 수비수 옆을 돌아가 왼쪽 골포스트 상단에 맞고 네트에 꽂히는 절묘한 선취골을 뽑아냈다.
승부의 열쇠였던 선취골이 터지면서 이미 기울던 분위기는 완전히 한국쪽으로 돌아섰고 한국은 42분 김보경이 또 하나의 환상적인 골로 2-0을 만들며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오른쪽 페널티박스 외곽 코너에서 박희성이 수비수 키를 넘기는 크로스를 올려주자 김보경이 볼을 따라가며 반대 대각선 방향으로 절묘한 왼발 논스탑 슛을 때렸고 볼은 미국의 오른쪽 네트에 미사일처럼 꽂혔다.
승리를 예감한 한국은 후반에도 계속해서 공격적인 자세로 미국을 몰아붙였고 미국은 잇달아 선수를 교체하며 반격의 실마리를 찾았으나 한국선수들은 미국에게 공격의 흐름을 허용하지 않았다. 후반 7분 수비수 오재석이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나가자 홍명보 감독은 스트라이커 이승렬을 투입해 공격 축구를 계속했고 한국은 후반 29분 구자철이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침투하다 상대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을 자신이 직접 차 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미국은 후반 아이크 오파라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수적으로도 열세에 눌렸고 이후 반격은커녕 계속된 한국의 공세에 시달리다 종료를 맞았다. 1승2패가 된 미국은 골득실에서 -3으로 -4인 카메룬을 한 골차로 제치고 조 3위를 차지해 3일 E, F조 결과에 따라 한 가닥 16강 희망이 남게 됐다.
<김동우 기자>
한국의 김보경(가운데)이 환상적인 논스탑 왼발슛으로 2번째 골을 뽑아낸 뒤 동료들과 함께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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