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미국 이어 남미 강호
파라과이도 3-0 완파
한국축구 미래에 대한 기대치를 100% 이상 높여준 최고의 퍼포먼스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한국축구대표팀이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에서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를 3-0으로 완파하고 보무도 당당하게 8강 무대에 뛰어들었다.
5일 이집트 카이로의 카이로 인터내셔널스테디엄에서 벌어진 대회 16강전에서 한국은 후반 10분 김보경(홍익대)의 선제 결승골에 이어 김민우(연세대)가 후반 15분과 25분 연속골을 뿜어내 난적 파라과이를 3-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남북단일팀이 출전했던 지난 1991년 포르투갈 대회이후 18년만에 8강 무대에 복귀했다. 하지만 그때까지 U20 대회는 본선에 16개팀이 출전,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바로 8강에 오르는 것이어서 낙다운 스테이지에서 승리한 것은 4강 신화를 썼던 1983년 멕시코 대회 이후 26년만에 처음이다. 또 이날 2골을 뽑아낸 김민우는 독일과의 조별리그 2차전 동점골을 포함, 3골을 수확해 1983년 멕시코 대회 때 신연호가 수립한 한국선수 대회 최다골기록(3골)과 타이를 이뤘다. 한국은 6일 벌어지는 가나-남아공전 승자와 오는 9일 대망의 4강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조별리그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중 하나인 개최국 이집트를 침몰시킨 탄탄한 전력의 파라과이를 맞아 한국은 코칭스태프의 뛰어난 전략과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강렬한 투지, 그리고 완벽한 팀워크의 3박자가 맞아 떨어지며 예상을 뛰어넘는 쾌승을 거뒀다. 홍감독은 이날 후방 수비라인을 탄탄하게 구축하면서 풀백요원인 김민우가 공격성향이 강한 것을 감안, 그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빼내는 ‘김민우 시프트’를 가동했고 김민우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2, 3번째 골을 터뜨려 감독의 기대에 120% 부응했다.
양팀 모두 두터운 수비벽을 구축하고 미드필드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격렬한 접전을 펼쳤고 두 팀 모두 단 하나의 유효슈팅도 없이 전반을 마쳤다. 하지만 한국은 전반 후반부터 서서히 중원의 주도권을 잡아나가기 시작했고 후반들어 더욱 공세를 강화한 끝에 10분만에 승부의 명암을 가른 선제 결승골을 뽑아냈다. 중앙에서 서정진이 전방 오른쪽 측면으로 내준 볼을 김민우가 페널티박스 오른쪽 코너 안쪽에서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연결했고 골키퍼가 다이빙하며 볼을 쳐내자 쇄도하던 김보경이 왼발로 차 넣어 승리를 예고하는 첫 골을 터뜨렸다.
그때까지 팽팽하기 그지없던 균형은 이 골을 시작으로 걷잡을 수 없이 한국쪽으로 기울었고 첫 골을 어시스트한 김민우가 잇달아 2방의 피니시블로우를 터뜨렸다. 5분 뒤인 후반 15분 첫 골의 발판을 마련한 오른발 슈팅을 날린 그 지점에서 다시 볼을 잡은 김민우는 이번에는 중앙으로 접고 들어오며 강력한 왼발슛을 뿜었고 볼을 미사일처럼 날아가 파라과이 골문을 꿰뚫었다. 파라과이에겐 패배를, 한국에게 승리를 알려준 결정타였다. 완전히 사기가 떨어진 파라과이는 1분 뒤 로드리고 부르고스가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하며 자멸의 길을 걸었고 수적 우위까지 확보한 한국은 후반 25분 박희성(고려대)의 크로스를 받은 김민우가 완벽한 찬스에서 깨끗한 헤딩골로 승부에 못질을 하는 3번째 골을 터뜨렸다.
<김동우 기자>
김민우(오른쪽)가 미사일같은 왼발슛으로 한국의 2번째 골을 뽑아낸 뒤 윤석영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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