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한의원 이정애 원장 살해사건의 용의자가 체포됐다는 경찰 발표 후 6일 한의원 밖에서 만난 이 원장의 남편 어수학 씨는 그동안의 긴장이 풀어지는 듯 연신 담배를 피워댔다.
범인 검거에 대한 안도감 보다는 지금까지 주변으로부터 받았던 의혹의 눈초리에 대한 분노가 얼굴에 가득했다.
어 씨는 “그동안 한인사회에 난무했던 근거 없는 소문 때문에 가족들이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범인을 잡았다니 다행이지만 아직 경찰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사건에 대해 어떤 입장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어 씨는 그러나 “5일 밤 훼어팩스 경찰로부터 오하이오주에 체포돼 있는 용의자 대니 김을 이송하러 출동 중이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경찰이 중간 중간 보고를 해올 때마다 수사망이 좁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검거가 조만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 씨는 “한인사회에 떠돌았던 잘못된 소문 때문에 수사가 가끔 혼선에 빠지고 지연된 것으로 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내가 몇 번째 남편이라는 둥 아이들이나 나에 대한 험악한 소문 때문에 당한 고통을 세상 사람들이 이해나 하겠느냐”며 “경찰은 확인이 안 된 소문이어도 단서를 하나라도 더 잡기 위해 엉뚱한 곳에 수사력을 집중하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고 말했다.
어 씨는 애난데일 소재 정경한의원 건물에 거주하고 있으나 딸은 한국에 돌아가 있으며 아들도 충격을 이기지 못해 집을 떠나 다른 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어 씨의 지인 정 모 씨는 “어 씨가 범인 체포 소식을 듣고 어젯밤 한숨도 못잤다”고 피해자 가족들이 겪은 그간의 고통스런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고 이 원장이 무료 진료 등 한인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건 발생 후 한의원을 찾는 한인들의 발걸음이 뚝 끊어졌다”며 “말만 무성하고 피해자 가족들을 전혀 생각해주지 않는 한인사회의 정서가 참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범인 체포가 발표된 이날 정경한의원 밖에는 미국 TV ‘뉴스 채널 8’ 방송 차량이 고공 촬영 기기를 장착한 채 긴박하게 전개되는 상황을 놓치지 않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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