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나에 2-3 석패
U20 월드컵 8강서 멈춰
26년만의‘4강 신화’ 물거품
리틀 태극전사들의 세계 정상을 향한 전진이 8강에서 멈춰 섰다. FIFA(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전에서 한국은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에 2-3으로 석패, 26년만의 멕시코 4강신화 재현을 눈앞에 두고 분루를 삼켰다.
9일 이집트 수에즈 무바라크스테디엄에서 벌어진 대회 8강전 첫 경기에서 한국은 가나의 걸출한 투톱 스트라이커 도미니크 아디이아(2골)와 랜스포드 오세이(1골)를 막지 못해 박희성과 김동섭의 헤딩골에도 불구, 1골 차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이날 볼 점유율에서 가나에 6대4 비율로 앞섰으나 앞선 두 경기에 비해 조직력과 결정력이 다소 떨어졌고 무엇보다도 가나의 예리한 공격을 막기엔 수비수들의 세기가 부족했다. 16강전에서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를 3-0으로 완파한 기세로 4강에 도전했던 한국이었지만 1993년과 2001년 이 대회 준우승국인 가나의 벽은 높았다. 볼은 한국이 많이 갖고 있었으나 결과적으론 가나가 더 강했음을 인정해야 했던 경기였다.
한국은 이날 전반 5분만에 코너킥 상황에서 선취골 찬스를 잡았으나 문전 12야드 거리에서 때린 김영권의 발리슛이 골대 왼쪽으로 살짝 빗나가 땅을 쳤다. 절호의 찬스를 놓친 한국은 불과 3분 뒤 곧바로 수비가 채 정비되기 전에 가나의 역습에 오히려 선취골을 내주고 말았다. 한국 진영 오른쪽에서 패스를 받은 사무엘 인쿰은 골문으로 쇄도하는 아디이아를 향해 대각선 패스를 찔러줬고 아디이아는 골문 오른쪽에서 볼의 방향만 바꾸는 절묘한 논스탑 왼발슛으로 골네트를 출렁였다. 한국 수비수들이 양쪽에 붙은 상황에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피니시가 인상적인 장면이었고 이 골로 아디이아는 대회 5호골을 기록하며 득점랭킹 단독 1위로 올라섰다.
기세가 오른 가나의 공세는 더욱 거세졌다. 좌우를 오가며 한국문전을 흔든 가나는 전반 28분 이번엔 한국진영 왼쪽에서 첫 골과 매우 흡사한 방법으로 오세이가 추가골을 뽑아냈다. 왼쪽 측면에서 패스를 받은 데이빗 아디가 문전으로 찔러준 볼을 뛰어들던 오세이가 논스탑 왼발슛으로 자신의 대회 4호 골을 터뜨리며 리드를 2-0으로 벌렸다.
자칫 그대로 허물어질 위기였으나 어린 태극전사들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불과 3분 뒤인 전반 31분 오른쪽에서 수비수 정동호가 길게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서 박희성이 수비수들과 골키퍼 사이에서 뛰어올라 헤딩으로 한 골을 따라가며 추격의 희망을 살려냈다.
전반을 1-2로 마친 한국은 후반 수비에 치중한 가나를 상대로 맹렬한 공세를 펼쳤고 2분과 8분 서정진이 잇달아 오른쪽과 왼쪽을 돌파, 강력한 슛을 때렸지만 모두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박희성의 결정적인 왼발슛도 골대 오른쪽으로 흐르고 말았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22분 박희성을 빼고 김동섭을 투입해 승부수를 걸었지만 오히려 후반 33분 수비수 홍정호가 중앙쪽으로 내준 패스가 가로채이면서 아디이아에게 통한의 3번째 골을 내주고 말았다. 모하메드 라비우가 볼을 가로채 논스탑으로 밀어준 패스를 받은 아디이아는 화려한 개인기로 한국수비수 3명 사이를 가볍게 헤집고 들어가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땅볼슛으로 침착하게 승리를 결정지은 쐐기포를 꽂아 넣었다.
이 한 방으로 사실상 승부는 기울었으나 태극전사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37분 윤석영의 크로스를 받은 김동섭의 헤딩골로 다시 한 골차로 따라가며 마지막까지 추격을 계속했다. 하지만 가나는 오세이가 종료직전 한국 골대에 맞고 튀어나오는 강력한 왼발슛을 터뜨리며 한국의 공세를 둔화시켰고 결국 한국은 필사적인 공격에도 불구, 동점골을 얻지 못하고 한 골차 패배를 감수해야 했다.
<김동우 기자>
“괜찮다. 일어나라” 한국선수들이 종료휘슬 후 그라운드에 쓰러져 흐느끼는 동료를 일으켜 세우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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