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한의원 살인사건 용의자가 체포됐다는 보도가 나간 지난 7일 본사에 또 하나의 살인 사건 제보가 날아들었다. 다행히 한인들 간에 벌어진 범행은 아니었지만 한인들의 왕래가 잦은 애난데일의 한 대형 식품점 앞에서 일어난 데다 경제난으로 인한 금품을 노린 사건임이 드러나 지역 내 주민은 물론 한인 사업자들을 크게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사건은 지난 달 30일 밤 11시경 발생했다. 피해자는 온두라스 출신의 21세된 세사르 엔키케 아마야. 그는 애난데일에 있는 모 한식당에서 열심히 일하며 꿈을 키워가던 청년이었다. 신고를 받고 달려간 경찰은 얼굴에 큰 상처를 입고 가슴에 타박상을 입은 이 청년을 훼어팩스 아이노바 병원으로 급히 옮겼다. 그러나 다음날인 10월1일 새벽 5시 경 그는 숨을 거두고 말았다.
한인 가운데 이 청년의 죽음을 처음 안 사람은 라티노 선교를 담당하는 굿스푼의 김재억 목사였다. 김 목사는 “지난 7일 피해자가 살고 있던 아파트의 주민들이 모금함을 들고 찾아왔을 때 끔찍한 사건이 있었음을 알았다”며 “사실 확인을 위해 그가 일했던 식당에 가봤더니 그 젊은이가 접시닦이로 성실히 일해 왔던 것을 알게 돼 더욱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김재억 목사가 타민족 청년의 죽음을 무심히 넘겨버릴 수 없는 이유는 라티노 선교를 담당하고 있기도 하지만 심한 경제난으로 애난데일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음을 감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주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MS-13’으로 알려진 라티노 갱들의 급팽창. 이들은 전에도 주류 언론에 자주 보도된 바 있으나 최근 일일 노동자 일자리가 많이 없어지면서 생계를 위협받게 되자 대상을 가리지 않고 강도 행각을 벌이는 것은 물론 매춘, 마약 밀매 등 강력 범죄를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목사는 “굿스푼이 제공하는 배식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라티노들 가운데 끼니를 굶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박탈감을 느끼는 저소득자들이 작은 일에도 자주 흉포한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한인사회가 라티노 주민들과의 유대를 좋게 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워낙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본의 아니게 불미스런 일들이 발생한다”며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스스로 조심하면서 틈을 주지 않는 게 최선책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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