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이 워낙 뛰어나 마침내 감독의 기회를 쥐어주면 죽만 쑤는 코치들이 많다. 좋은 코치라고 해서 다들 좋은 감독이 되는 게 아닌 것으로 올 NFL 시즌 초반에는 코치로 돌아가 다시 그 실력을 뽐내고 있는 ‘실패작 감독’들의 눈부신 활약이 화제다.
덴버 브롱코스(6승)와 뉴올리언스 세인츠(5승)가 아직도 전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데는 감독으로서는 형편없었던 디펜시브 코디네이터(DC)들의 공이 크다. 브롱코스는 작년 시즌 도중 샌프란시스코 49ers 감독직에서 해고된 마이크 놀란이 수비를 맡은 후 스위스치즈마냥 구멍이 뻥뻥 뚫렸던 디펜스가 180도 달라졌다.
브롱코스의 33세 ‘영맨’ 신임 감독 자쉬 맥대니얼스에 현재 그 모든 스팟라이트가 집중되고 있지만 주전 수비수 11명 중 8명을 갈아치우며 당장 리그 최정상급 디펜스를 만들어낸 주인공은 대니얼스가 채용한 DC 놀란이다.
오펜스가 활화산이지만 디펜스가 약해 경기마다 난타전을 펼쳐야 했던 세인츠도 새 DC 그렉 윌리엄스가 5연승 출발의 비결이다. 윌리엄스는 버펄로 빌스 감독을 맡았을 때 전적이 17승31패로 보잘 것 없지만 2000년 수퍼보울 XXXIV에 올랐던 테네시 타이탄스의 짠물 디펜스를 이끄는 등 수비전담 코치로서는 가는 곳마다 철통수비를 만들어내고 있다. 세인츠 디펜스는 윌리엄스의 지휘아래 상대의 실수를 유인해내는 턴오버 랭킹이 작년 22위에서 2위로 수직상승했다.
볼티모어 레이븐스와 마이애미 돌핀스의 오펜시브 코디네이터(OC) 캠 캐머런과 댄 헤닝도 다시 뜨고 있다. 캐머런은 샌디에고 차저스 오펜스를 지휘하며 명성을 쌓아 2년 전 돌핀스 사령탑에 올랐지만 1승15패로 망신만 당한 뒤 곧바로 해고된 케이스다. 하지만 지난해 레이븐스 루키 쿼터백 조 플라코를 키워가며 플레이오프에 진출에 성공, 명예를 회복했다. 헤닝은 워싱턴 레드스킨스에서 조 깁스 감독의 OC로 두 차례 수퍼보울 정상에 올라 애틀랜타 팰콘스와 차저스 등 여러 팀 감독으로 채용된 경력이 있지만 항상 기대에 못 미쳤다. 그러나 OC로는 캐롤라이나 팬서스의 수퍼보울 진출에도 일조했고 최근에는 돌핀스의 ‘와일드 캣’ 오펜스로 선풍을 일으켰다.
현재 차저스(2승3패)의 지휘봉을 쥐고 있는 노브 터너 감독도 캐머런, 헤닝과 비슷한 프로필이다. 90년대 초 달라스 카우보이스 전성시대의 OC였던 덕분에 ‘오펜스의 천재’로 소문이 나 계속 ‘리사이클’되고 있지만 “감독감은 아니다”라는 의견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이규태 기자>
브롱코스와 세인츠가 전승가도를 달리고 있는데는 DC 마이크 놀란(왼쪽)과 그렉 윌리엄스의 공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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