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생존경쟁 나선 태극전사들
유럽원정 앞서 비장한 각오 다져
“그동안 뭔가 착각을 했던 것 같다. 마지막이라 생각한다”(김남일)
“마치 처음 대표팀에 뽑힌 것 같은 심정이다. 살아남겠다”(김두현)
“유럽 날씨와 잔디를 경험해봤다. 꼭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이동국)
처한 상황은 달라도 태극전사들의 목표는 하나였다. 치열한 주전 경쟁에서 반드시 살아남아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겠다는 꿈이다.
9일 늦가을의 쌀쌀함이 느껴지는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 유럽원정을 앞둔 K-리그와 일본 J-리그 소속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저마다 주전 경쟁의 의지를 다지면서 속속 입소했다.
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가장 강렬한 소감을 밝힌 선수는 ‘터프가이’ 김남일(고베). 2002년 한일월드컵을 통해 최고 스타로 떠올랐던 김남일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대표팀 해외 원정에 따라가게 돼 다른 때보다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이 (허정무호) 세 번째 대표팀 합류다. 지난 경기를 되돌아보면 내 모습이 기대 이하였다. 경기력도 떨어지고 불만족스러웠다”라며 “예전의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또 “그동안 뭔가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특별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는 잘못된 생각을 했다”며 “다른 후배들에게는 없는 나만의 장점을 살려야 대표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터프한 이미지를 코칭스태프에게 많이 심어주고 싶다”라고 진지하게 말했다.
올해 K-리그 득점왕에 오른 이동국(전북) 역시 세 번째 기회를 꼭 살리겠다는 절박함이 느껴졌다. 이동국은 “경쟁은 월드컵 본선 직전까지 계속된다. 대표팀에 뒤늦게 합류한 만큼 빨리 팀에 녹아들어 일원이 돼야만 한다”라고 강조했다. 대표팀 복귀골이 시급한 이동국은 “유럽 날씨와 잔디를 이미 경험해봤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만 한다”라고 골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부상을 털고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경쟁체제에 뛰어든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전남)와 ‘중원의 해결사’ 김두현(수원)의 각오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11월 무릎 인대가 파열돼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있다가 1년여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곽태휘는 “대표팀 합류가 설레고 기쁘다. 수비수로서 골을 내주지 않는 게 중요한 만큼 임무를 다하겠다”라며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 경쟁은 당연하다. 경쟁을 통해 팀이 발전했으면 좋겠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월드컵 3차 예선까지 주전으로 활약하다 지난해 9월 무릎을 다쳤던 김두현도 1년 1개월 만의 대표팀 복귀가 기쁘면서도 주전 경쟁의 부담이 크다는 반응이다. “마치 처음 대표팀에 뽑힌 느낌이다. 내가 가진 최고의 기량을 이번 유럽원정에서 보여줘야 한다”며 “축구는 변수가 많다. 상황에 따라 필요한 선수도 다른 만큼 선의의 경쟁을 통해 꼭 살아남겠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이동국이 소집 첫날 미니게임에서 돌파를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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