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차례의 미팅과 간곡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증시가 최저점을 찍기 불과 3주 전에 계속된 하락에 실망하고 지친 나머지 모든 포트폴리오를 정리해서 머니마켓에 넣은 고객과의 만남은 정말 어색하고 힘들었다. 그런데 데이터를 살펴보면 시장이 바닥을 치기 전후로 투자금의 이탈이 가장 많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는데 그 손실을 다시 회복하기란 정말 어렵다.


가능의 멘탈리티

4라운드를 치르는 프로대회에서 커트가 결정되는 금요일까지 리더보드에서 생소한 이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무빙데이인 토요일을 지나면서 대부분 자취를 감추고 대신 굵직한 이름들이 등장한다. 특히 메이저 같은 큰 시합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부담 없이 경기하는 두 라운드와 달리 압박감이 고조되는 주말 경기에서 순위가 크게 뒤바뀌는데 챔피언 멘탈리티를 가진 초대형 선수들이 약진하는 반면 일반 선수들은 쉽게 뒤로 처진다. 챔피언이 되려면 심리적인 압박과 유혹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인내력이 중요하다. 더불어 진정한 싱글이 되려면 성공보다 실패가 많은 골프게임이지만 늘 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멘탈리티를 잃지 말아야 한다.


엉덩이 멘탈리티

금융상품은 전문가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데 각각 비용, 안정성, 성장력 등에서 서로 다른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각 투자자의 투자 목적과 재정상황에 맞추어 적절한 상품을 택해야 한다. 그러나 성패를 결정하는 더 중요한 요소는 경제와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멘탈리티이다.

상승장에서는 대부분 영웅이나 된 것처럼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시험의 당락이 난이도가 높은 문제에서 결정되는 것처럼 곧바로 찾아오는 하락장에서 투자자의 멘탈리티는 시험대에 서게 된다. 이처럼 황소와 곰이 번갈아 으르렁대는 증시에서 자신의 투자전략이 굳건하다는 확신이 서면 웬만한 쇼크에 흔들리지 않고 잘못되었다고 판단되면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뛰어내리는 결단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탄탄한 사업은 결국 성공한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투자는 머리가 아닌 엉덩이로 번다는 인내의 멘탈리티는 더욱 중요하다. 공짜의 유혹에 쉽게 이성을 잃거나 조그마한 흔들림에도 쉽게 요동치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에게 증시는 자산 증식을 위한 좋은 장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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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재성 / 파이낸셜 어드바이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