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라는 단어가 생소한 아프리카 가나에 엉뚱하게 ‘스키 열풍’이 불고 있다. 유럽 축구 무대에서 활약하는 마이클 에시엔(첼시)과 설리 문타리(인테르 밀란) 만큼 가나 국민의 사랑을 받는 스키 선수 콰메 은크루마 아침퐁(32) 때문이다.
아침퐁은 오는 12일 개막하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회전 및 대회전 종목 출전을 앞두고 캐나다 밴쿠버 워싱턴산의 슬로프에서 막판 훈련에 여념이 없다. 가나 출신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는 아침퐁은 ‘눈표범(Snow Leopard)’이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하다. 스키복도 표범 무늬다.
아침퐁은 가나 동계스포츠의 출발점이나 다름없다. 또 한 편의 ‘쿨 러닝스’(자메이칸 밥슬레드 팀의 스토리를 다룬 디즈니 영화)를 연출하고 있는 중이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유학 중이던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아침퐁은 6살 때 처음 스키를 배웠고, 9살 때 가나로 돌아왔다. 이후 가나의 사파리 가이드로 일을 하던 아침퐁은 2000년 영국으로 되돌아갔다. 2002년 영국 밀턴 케인즈의 실내 스키센터에 취직해서 본격적으로 스키를 연마한 아침퐁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예선 경기가 치러진 이란으로 향하던 비행기가 악천후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발이 묶이면서 출전이 무산됐다.
실망하지 않고 훈련에 들어간 아침퐁은 마침내 지난해 국제스키연맹(FIS) 포인트가 137.5점이 되면서 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지는 120~140점 이내에 포함돼 사상 첫 가나 출신 동계올림픽 출전 선수의 꿈을 이뤘다.
아침퐁은 가나동계올림픽협회도 꾸리고, 정부의 지원 아래 가나에 인공스키 슬로프를 만들기로 하면서 ‘가나 스키’의 창시자가 됐다. 또 후원금을 쪼개 학교도 세우고 눈표범 멸종 방지를 위한 구호 자금에도 도움을 주는 등 자선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아침퐁의 목표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나는 그저 세상 사람들에게 가나에도 스키 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동계올림픽에서는 꼴찌를 안 하는 게 목표다. 만약 몇 명이라도 제치게 된다면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기분일 것”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가나의 첫 올림픽 대표 스키 선수 아침퐁은 이래서 별명이 ‘눈표범’(snow leopard)이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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