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계올림픽 개막이 코앞인데…
▶ 밴쿠버 온화한 봄 날씨에 조직위 울상
도대체 동장군은 어디 가셨나.
지구촌의 ‘눈과 얼음의 축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개막이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정작 밴쿠버에선 축제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겨울올림픽에서 주인공이 되어야 할 ‘겨울’이 실종됐기 때문이다.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밴쿠버는 지금 온화한 봄 날씨에 비까지 뿌리고 있다. 8일 밴쿠버의 낮 기온은 조금 쌀쌀함을 느낄 정도인 섭씨 영상 9도였고 밴쿠버 시내에는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조깅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지난달 밴쿠버 평균기온은 영상 7.2℃로 2006년 관측됐던 역대 최고 기온(6.3℃)을 훌쩍 뛰어넘었고 겨우내 눈 대신 비가 내리다 보니 봄꽃인 수선화마저 피었다. 그리고 이 같은 봄 날씨가 개막일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나와 있어 대회 관계자들을 초조하게 하고 있다. 밴쿠버 지역 일기예보는 최저 영상 5℃, 최고 9℃로 기온이 유지되면서 개막일인 12일에는 15㎜ 안팎의 비까지 내리는 것으로 나와있다. 개막식이 열리는 BC플레이스 스테디엄은 돔구장이기에 날씨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겠지만 동계올림픽에 겨울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다.
스노보드와 프리스타일 스키 경기가 열리는 밴쿠버 인근 사이프러스 슬로프는 더욱 심각하다. 사이프러스는 1월 중순 폭우가 내려 눈이 다 씻겨 내려갔다. 조직위는 부랴부랴 300트럭분의 눈을 쏟아 부은 뒤 밀짚으로 덮고 스키장을 폐쇄했다. 이 때문에 스노보드와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들은 훈련조차 못하고 있다. 하지만 개막일 전후로 이곳엔 다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경기를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우려되고 있다.
밴쿠버에서 동북쪽으로 160㎞ 가량 떨어진 휘슬러 스키장도 심상치 않다. 현재까지는 눈 걱정을 하지 않았지만 역시 개막일에 비가 내리고 기온이 영상 5℃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기 때문이다.
역대 동계올림픽이 날씨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8일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크 로게 IOC 위원장 기자회견 때는 “지구 온난화가 갈수록 심해지는데 동계올림픽이 존속할 수 있겠느냐”라는 질문마저 나왔다. 현대에는 인공 눈이나 얼음을 대량 만들어내는 기술이 동원되고 있어 대회에는 큰 차질이 없겠지만 그래도 겨울 분위기만큼은 인위적으로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어서 분위기가 처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밴쿠버지역에 온화한 봄 날씨가 이어지며 눈 대신 비가 내리고 있어 밴쿠버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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