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Pierre Auguste Renoir). 그의 그림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상파 화가들 중에서도 유독 그의 그림은 누구나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부드러운 붓의 터치와 화려한 색채가 특별하기 때문이다. 관능과 빛의 화가, 행복을 그리는 화가, 색채의 화가 등으로 불리는 르누아르의 작품들이 LA에 온다. LA카운티 미술관은 2월14일부터 5월9일까지 르누아르의 후기작품 80여점을 소개하는 ‘20세기의 르누아르’ 전을 개최한다. 여기에는 후배 화가들인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아리스티드 마이욜, 피에르 보나르의 작품들도 찬조 출연하여 르누아르가 후대 미술계에 미친 지대한 영향을 증언하게 된다.
LACMA 14일부터 후기작품 80여점 특별전시
인상주의에 새로운 기법 더한 독특한 스타일
피카소 그림 등도 함께 전시… 영향력 재조명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르누아르(1841~1919)가 그의 인생후반 30년 동안에 남긴 작품들로 조각과 드로잉도 포함돼있다. 클로디아 에네키 큐레이터는 “이 전시는 르누아르의 어떤 다른 작품전과도 다르다”고 강조하고 그의 작품을 “19세기 후반의 미술과 20세기 초의 미술 사이의 간격을 잇는 모더니즘의 렌즈를 통해 재조명했다”고 밝혔다. 이제까지 알려진 바 없는 르누아르의 새로운 예술을 피카소 및 모더니스트 화가들의 것과 함께 배치하여 재해석한 놀라운 기획전이라는 설명이다.
우리가 아는 르누아르는 빛과 색채로 가득찬 인상주의의 대표적인 화가이지만 그는 사실 1880년대 중엽부터 인상주의를 떠나 장식미술과 모던으로 옮겨갔다. 당시 알제리와 이탈리아 및 프랑스 남부 지방을 몇차례 여행한 것이 그의 예술과 삶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특히 라파엘의 그림에서 발견한 고전주의의 매력과 부드러운 채색의 표현력에 심취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인상주의의 기본 원칙에 도전하며 실험과 혁신의 길을 택했고, 위기의 기간도 있었지만 그로 인해 인상주의의 테크닉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클래식하며 장식적인 그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그가 후대에 그린 수많은 여성 누드와 초상화, 인물화들은 그러한 새로운 기법을 계속 시도함으로써 탄생했고 그 결과 그의 작품들은 20세기 초 모더니즘으로 가는 젊은 화가들에게 지속적인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가 말년에 만성류머티즘으로 붓을 손가락에 묶고 그렸다는 ‘목욕하는 여인들’(Large Bathers)은 그의 예술의 완성이라 할 수 있는 걸작으로, 그 자신도 이 작품을 미래로의 도약이며 발판이라고 인정했다. 큐비즘과 추상이 태동하던 시기의 화단에 이 작품은 주관성과 객관성, 전통과 혁신의 균형을 제시하고 있으며 1920년대의 클래시컬 모더니즘으로 가는 길을 제시해주었다.
르누아르 후기 미술에 관해서는 거의 연구되거나 전시된 적이 없다고 안타까워하는 라크마는 프랑스의 오르세 미술관과 필라델피아 미술관의 협조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가 그의 새로운 예술과 인생에 대해 탐구하고 재평가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전시장은 브로드현대미술관(BCAM). 입장료는 성인 12달러, 시니어와 학생 8달러, 17세 이하 무료다. 매달 둘째 화요일은 타켓 후원의 무료 관람일이며, 매일 5시 이후에는 관람객이 1달러 이상 원하는 만큼 입장료를 내는 프로그램(Pay What You Wish)을 실시하고 있다.
주소와 전화번호 5905 Wilshire Bl. LA, CA 90036 (323)857-6000 lacma.org
<정숙희 기자>
‘목욕하는 여인들’(Large Bathers, 1887)
‘책을 읽는 두 소녀’(Two Girls Reading, 1890~91)
‘카녜스의 테라스’(Terrace at Cagnes, 1905)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