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훈 스피드스케이팅 5,000m서 값진 ‘은’
이정수 남자 쇼트트랙 1,500m 우승
성시백-이호석 충돌로 메달싹쓸이 놓쳐 눈물
한국이 기대대로 동계올림픽 금맥인 쇼트트랙에서 밴쿠버 동계올림픽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하지만 사상 최초로 금-은-동메달을 싹쓸이할 수 있던 기회가 피니시라인을 눈앞에 두고 한국선수끼리 부딪치는 불운으로 날아가는 바람에 첫 금메달의 환호에 진한 아쉬움이 끼어들고 말았다.
13일 밤 캐다나 밴쿠버의 퍼시픽콜로시엄에서 펼쳐진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한국은 에이스 3인방 이정수-성시백-이호석이 모두 결승에 올라 새로운 대표팀 에이스로 떠오른 이정수는 2분17초611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골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 시즌 월드컵 랭킹 1위인 이정수는 이날 예선과 준결승에서 연거푸 올림픽신기록을 세우며 결승에 오른 뒤 결승에서 대표팀 선배들인 이호석, 성시백, 그리고 미국의 아폴로 안톤 오노와 불꽃 튀는 레이스를 펼친 끝에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시종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펼쳐진 결승 레이스는 드라마 그 자체였다. 111.12m 트랙을 13바퀴반을 도는 레이스는 초반 서로를 의식한 선수들이 신중한 탐색전으로 나서다 6바퀴를 남겨놓은 중반이후 본격적으로 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생애 통산 6번째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 오노가 노련미를 앞세워 벼락같이 선두로 튀어나왔으나 곧바로 이정수가 눈부신 움직임과 스퍼트로 4바퀴를 남기고 오노를 추월했고 이후 이정수는 조금씩 오노와의 격차를 벌리며 선두 굳히기에 들어갔다. 그리고 중간에 머물러있던 성시백과 이호석도 마지막 턴에서 순식간에 오노를 추월하며 한국은 사상 초유의 금-은-동 싹쓸이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그 순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3위로 마지막 코너를 돌던 이호석이 2위 성시백의 안쪽으로 추월을 시도하려다 부딪혀 같이 넘어지고 만 것. 이정수가 환호하며 피니시라인을 맨 먼저 통과하는 순간 두 선수는 코너에서 쓰러진 채 분한 눈물을 흘려야 했고 뒤따라오던 오노와 J, R. 셀스키가 어부지리로 행운의 은과 동메달을 차지했다. 성시백은 억울하게 5위로 처졌고 이호석은 실격 처리됐다. 만약 이들이 충돌하지 않고 은-동메달을 따냈더라면 한국은 이날 스피드스케이팅 5,000m에서 이승훈이 따낸 은메달을 보태 금1, 은2, 동1로 종합순위 1위로 나설 뻔 했기에 더욱 아쉬움이 진하게 다가왔다.
<김동우 기자>
이정수가 첫 금메달을 따낸 뒤 환호하고 있는 왼쪽 뒤쪽으로 쓰러진 성시백과 이호석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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