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서 첫 남녀 500m 싹쓸이 쾌거
모태범 이어 이상화 연이틀 ‘대~한민국’ 합창
한국이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년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은 15일 모태범(21, 한국체대)이 남자 500m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16일에는 이상화(21, 한국체대)가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동계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남녀 스피드스케이팅 500m를 석권한 국가가 됐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이 동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60년 미국 스쿼밸리 대회 이후 50년 동안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반세기 동안 올림픽 남녀 스피드스케이팅 500m 금메달은 미국과 옛 소련, 동독과 서독, 그리고 캐나다 등 5개 나라만 나눠 가졌다. 그러나 이들 ‘빅5’조차 남녀 500m를 동시에 우승한 적이 없었다.
스피드스케이팅 종목 중에서도 가장 짧은 거리를 주파하는 500m는 지구력보다는 근력과 순발력이 더 중요한 종목이라 체격과 파워에서 유럽에 뒤지는 아시아 선수가 정상권에 접근하기 어렵다고 여겨졌다. 아시아인이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불과 12년 전인 1998년 나가노 대회 때 일본의 시미즈 히로야스가 남자 500m에서 우승한 것이 처음이었다. 아시아 여자 선수가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메달을 처음 딴 것도 1964년 인스브루크 대회 때 여자 3,0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북한의 한필화가 처음이었다. 그런데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변방으로 취급받던 한국이 500m 동반 우승으로 단숨에 스피드스케이팅 강국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더구나 모태범과 이상화는 각각 남녀 세계 기록 보유자인 제레미 워더스푼(캐나다)과 예니 볼프(독일)를 제치고 금메달을 따내는 이변을 연출해 더욱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세계언론은 한국이 또 한 번 충격적인 이변을 연출했다면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한국은 쇼트트랙을 제치고 최고의 메달밭으로 떠오른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아직도 메달 가능성이 남아있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17일에는 500m 챔피언 모태범이 자신의 주종목인 1000m에서 2관왕에 도전장을 내며 명예회복을 노리는 이규혁과 이강석도 메달에 도전하고 있다. 1000m 최강자는 미국의 ‘흑색탄환’ 샤니 데이비스지만 데이비스가 이번 올림픽에서 최악의 스타트를 끊고 있는 반면 한국 선수들은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어 또 다른 이변을 기대해 볼 만 하다.
<김동우 기자>
여자 500m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낸 이상화가 역주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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