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 성화대 오작동과 루지 사고 이어
싸구려 잼보니로 빙판 관리 실패해 망신
15일 모태범(한국체대)이 동계올림픽 사상 한국에 첫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을 안겨준 캐나다 밴쿠버의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는 한동안 소란이 일었다. 1차 레이스 도중 얼음 손질에 나섰던 잼보니(정빙기)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경기를 치를 수 없게 된 것. 장내 아나운서는 30분 뒤 경기가 재개된다고 방송했으나 계속해서 얼음 손질이 제대로 되지 않아 결국은 1시간 이상 경기가 재개되지 못했고 팬들은 물론 선수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자크 로게 위원장이 현장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며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IOC 위원을 겸하고 있는 오타비오 친콴타 국제빙상연맹(ISU) 회장은 직접 링크에 내려와 관계자들에게 큰소리로 부실한 준비를 야단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이날 사고는 밴쿠버올림픽조직위원회(VANOC)가 돈을 아끼기 위해 싸구려 잼보니를 구입한 탓에 벗어진 것으로 밝혀져 더욱 망신살이 뻗쳤다. 원래 ‘잼보니’라는 이름을 유래된 남가주 파라마운트 소재 잼보니사 제품 대신 가격이 훨씬 싼 올림피아사 제품을 채택한 것이 말썽을 빚은 것. VANOC는 16일 캘거리에서 잼보니사 제품인 오리지널 잼보니를 긴급 후송해 왔으나 얼굴이 벌개진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사고’는 이번이 전부가 아니다. 개막식 전에 휘슬러 슬라이딩센터에서 그루지아 루지선수가 연습도중 사고로 사망한 것도 이런 사고에 대비한 안전대책이 미흡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한 것이었다. 조직위는 뒤늦게 선수가 부딪쳐 사망한 쇠기둥에 두꺼운 패드를 대고 펜스를 설치했으나 이미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였다.
사고는 개막식에서도 터졌다.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성화 점화 때 그라운드에서 솟아올라야 하는 성화대의 기둥들이 나오지 않아 성화주자들이 진땀을 흘리며 기다려야 했고 한참만에 기둥이 올라오긴 했으나 4개의 성화대 기둥 가운데 하나는 끝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결국은 3개만으로 성화 점화를 마치는 촌극을 빚어야 했다.
7년 전 체코 프라하에서 벌어진 IOC 총회에서 강원도 평창에 뼈아픈 역전패를 안기며 올림픽 개최권을 가져갔던 밴쿠버는 나름대로 최선의 준비를 했겠지만 대회 초반부터 부실한 모습이 여기저기서 노출되며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다.
15일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올림피아 제품 잼보니가 아이스 정비를 시도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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