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디자이너들의 모임 D2 회원인 권순미씨(사진)가 20일부터 트라이베카 코리(KORI) 레스토랑에서 디자인 전시회 ‘판소리 수궁가’전을 연다. 권씨는 이번 전시에서 수궁가의 캐릭터를 대상으로 디자인한 무대 의상 스케치 작품 수십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2007년 뉴욕에 오기 전 이태리에서 패션 수업을 받은 경력도 있지만 권씨의 전공은 패션과는 무관한 영화였다. 서울예전을 졸업한 권씨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 연출부로 영화계에 발을 딛었지만 본인의 뜻과는 상관없이 의상일을 맡게 된 것이 결국 오늘에 이르렀다. “당시에는 전문 코디네이터라는 개념이 아직 현장에 없던 때입니다. 감독님이 스크립터였던 저한테 주인공들 의상을 구해오라는 업무를 맡기신 게 결국 의상 디자이너가 된 계기가 됐죠.”
이후 임감독의 태백산맥과 축제, 그리고 박철수 감독의 301/302 등에서 계속 의상 코디네이터로 활동한 것이 인연이 되어 삼성 테마파크 에버랜드의 의상팀 일원이 되었다. 자신을 패션 디자이너나 아티스트라고 여겨 본 적이 없다는 권씨에게 “관객에게 꿈과 환상을 심어주는 행사 의상의 화려함과 키치스러운 경박함이 오히려 너무 매력적”이었고 무대 의상 디자이너의 길을 택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후 로마의 ‘Academy of Costume and Fashion’에서 공부했고 브로드웨이 무대 의상 디자이너라는 궁극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시
뉴욕행을 택했다.
바쁜 생업에 종사하며 틈틈이 시간을 내 준비한 이번 전시 작품에는 아직 치기와 미숙함이 엿보이기도 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자신의 목적을 향해 걸어가는 권씨의 뉴욕에서의 첫 발걸음이라는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에서 관객들은 독특하고 밝은 작가 특유의 컬러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253 Church St. 212-334-0908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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