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주한 (공인회계사)
“빚이 전부 얼마나 되십니까?”
이 질문에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카드 빚과 자동차 모기지, 아니면 개인 사채.. 빚의 종류는 많지만, 빚이 전부 얼마나 되는지 모른 채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저 막연히 얼마쯤 되겠지, 하는 정도로 맘 편하게 (또는, 포기한 채), 그렇게들 산다. 많은 부자들은 자신의 자산과 부채를 ‘관리’한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렇게 개인 대차대조표(Personal Balance Sheet)와 개인 손익계산서(Personal Income Statement)를 작성하면서 잘 관리를 해왔기 때문에, 지금의 부자가 될 수 있었다. 우리라고 그렇게 하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은가?
기본적인 아이디어만 적어보겠다. 우선, 기준 날짜를 정해서(가령 2월 28일), 그 날 현재의 자산과 부채가 얼마나 되는지 정리한 것이 대차대조표이다. 손익계산서는 2월 1일부터 한 달 동안의 수입과 지출 내역을 정리한 것이다.
(1) 자산(assets) : 현금과 은행 예금, 렌트 보증금, 친구에게 빌려준 돈, 그리고 피아노, 자동차, 주택, 사업체 등 모든 자산 항목들의 현재 가치를 적는다.
(2) 부채(liabilities) : 신용카드 대금, 주택 모기지, 개인 사채, 납입 의무가 남은 곗돈, 자동차 할부금 등이 모두 부채 항목들이다. 이자율이나 만기와 같은 부수적인 정보도 옆에 적어두면 좋다.
(3) 순자산(net worth) : 위의 총 자산에서 총 부채를 뺀 금액이 내가 갖고 있는 순자산이다. 만약, 부채가 더 많다면 마이너스 자산, 즉 순부채 상태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즉각적인 관리가 시작되어야 한다.
(4) 수입과 지출(income and expenses) : 은행 명세서와 신용카드 명세서를 참고하면 누락을 막을 수 있다. 영수증들을 잘 모아서 정리를 해도 도움이 된다.
회사의 장부는 주주나 은행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개인이 만든 장부는 누굴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스스로 현재의 솔직한 재정 상태를 알아봄으로써, 제대로 된 계획도 만들어낼 수 있다. 가정도 경영이다. 그래서 빚도 ‘관리’가 필요하다. 그냥 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결국 빚은 자신을 해치고 사랑하는 가족들까지 해칠 수 있다. 이별의 아픔은 세월이 지나면 잊어지
고 치유된다. 송대관 노래처럼, 세월이 약(藥)인 셈이다. 그러나 빚은 세월이 바로 독(毒)이다. 그것이 개인 재무제표 작성을 지금 당장 시작하여야 하는 진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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