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추는 잘 꿰었다. 이젠 마무리만 남았다.
‘본드 걸’ 김연아의 강심장은 가장 큰 올림픽 무대에서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 이번 시즌 내내 부진하던 라이벌 아사다 마오가 시즌 최고의 플레이로 압도적인 1위로 뛰쳐나간 직후 펼친 연기. 자칫하면 부담감에 스스로 무너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김연아는 생애 최고의 퍼포먼스를 뿜어내며 다시 한 번 준비된 ‘은반 여왕’임을 입증했다.
이날 오전에 연습도중 착지에서 심하게 넘어져 우려감을 자아냈던 김연아는 이날 주 무기인 ‘교과서 점프’를 앞세워 시종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연기를 이어가며 아사다의 강력한 도전에 멋지게 응수했다. 이에 앞서 아사다는 시즌 내내 그녀의 발목을 잡았던 자신의 필살기인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반) 점프를 멋지게 성공시키는 등 역시 완벽에 가까운 연기로 김연아에게 강력한 도전장을 던졌기에 그에 더 멋지게 응수한 김연아의 퍼포먼스는 너무도 인상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두 선수간의 점수차가 4.72에 불과, 오는 25일 프리스케이팅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빅이벤트로 다가왔다.
4년에 한 번씩 다가오는 큰 무대에서는 변수가 많고 실수도 잦아 뜻밖의 결과가 나오곤 한다는 세간의 속설을 비웃듯 두 선수 모두 세계 피겨 귄으로 손색없는 연기를 펼쳐보인 날이었다. 아사다가 이번 시즌 최고보다 거의 15점 가까이 높은 73.78점이라는 눈부신 성적을 거두자 곧바로 바통을 이어받은 김연아는 여자 숏프로그램 사상 최고점(76.28)을 뛰어넘는 78.50점으로 아사다의 기세를 잠재웠다.
팽팽했던 우열을 결정한 것은 완벽한 김연아의 점프와 함께 무엇보다도 음악과 연기가 완벽하게 일치한 환상적인 예술성이었다. 기술만이 아니라 해석과 표현력에서 김연아가 아사다를 앞섰다. 완벽한 ‘본드 걸’ 김연아는 시종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며 무대를 사로잡았고 특유의 총을 쏘는 동작으로 연기를 마무리하자 환호와 박수로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이날 김연아는 예술점수(PCS)에서 33.80점을 받아 32.28점의 아사다를 눌렀는데 스케이팅 기술과 동작의 연결, 연기, 안무, 해석 등 PCS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에서 아사다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아사다가 트리플 악셀의 성공률에 집착하며 연습에 몰두하는 동안 연결 동작과 시선 처리 및 표정 연기를 다듬고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 것이 성공으로 연결된 것이다.
김연아는 ‘본드 걸’로 시종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며 무대를 사로잡았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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