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LA 대성당에서 열린 LA 오페라의 중세 음악극 ‘다니엘의 페스티벌 플레이’(The Festival Play of Daniel)는 LA의 음악 커뮤니티가 총출연한 축제였다. 한인 테너 김학수씨와 바리톤 이요한씨가 주인공으로 출연해 더 뜻 깊었던 이 공연은 프로페셔널 음악인들과 아마추어 음악인들이 한데 모여 수준과 연령과 인종을 초월해 만들어낸 아름다운 무대였다.


LA 오페라 무료 음악극 ‘다니엘’… 어린이 합창단 등과 축제의 장 만들어


지난달 27일 LA 대성당에서 열린 LA 오페라의 중세 음악극 ‘다니엘의 페스티벌 플레이’(The Festival Play of Daniel)는 LA의 음악 커뮤니티가 총출연한 축제였다.

한인 테너 김학수씨와 바리톤 이요한씨가 주인공으로 출연해 더 뜻 깊었던 이 공연은 프로페셔널 음악인들과 아마추어 음악인들이 한데 모여 수준과 연령과 인종을 초월해 만들어낸 아름다운 무대였다.

이 행사는 LA 오페라가 커뮤니티와 가까워지기 위해 4년째 무료로 제공하는 연례 음악극으로,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이 멀게 느껴지는 LA 주민들을 위해 공연장 밖으로 나와 선사하는 특별한 공연이다. 따라서 전체적인 공연 분위기가 쉽고 가볍고 재미있고 간단하며, 의상도 예쁘고 안무도 사랑스럽다. 완전히 오픈된 LA 대성당의 본당은 전체가 무대가 되어 청중 사이로 출연진이 오가는 등 공연자들과 관객들이 혼연일체를 이루게 되는, 그야말로 ‘페스티벌 플레이’를 즐길 수 있었다.

오케스트라와 합창단만 수백명이 넘는데 여기에는 LA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멤버들과 콜번스쿨 스트링 오케스트라, 해밀턴 고교 오케스트라, LA 지역의 5개 어린이합창단 및 성인합창단들이 참여해 밝고 흥겨운 화음을 만들어냈다.
이 행사를 4년 동안 이끌어온 제임스 콘론 LA 오페라 지휘자는 아마추어 학생들이 프로 음악인들과 어울리는 공연, 특별히 어린이들이 클래식 세계와 친해지도록 이끄는 행사로 기획해 왔다. 이렇게 좋은 무료 공연에서 왜 한인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지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한인 성악가들은 훌륭한 공연을 보여주었다. 다니엘 역의 테너 김학수와 벨사살왕 역의 바리톤 이요한은 모두 LA 오페라의 성악가 후원 프로그램인 ‘도밍고 손튼 영 아티스트 프로그램’의 멤버들인데 다른 캐스트들과 조화를 이루며 아름답게 노래했다. 특히 깊고 굵고 윤택한 목소리를 가진 이요한의 매혹적인 저음은 얼마나 아름답던지 그가 죽음으로써 극에서 사라지자 노래를 더 이상 들을 수 없어 속상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한인 성악가들이 캐스트 된 오페라를 볼 때 가끔 느끼는 것이지만 노래는 나무랄 데 없이 잘 하는데 연기와 표현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우리 아시안은 얼굴 자체가 밋밋한 편이어서 이목구비 뚜렷한 서구인들과 한 무대에 서면 모습만으로도 덜 표현적인데, 표정과 몸짓 연기마저 소극적이면 노래 실력까지 반감되는 듯이 느껴져 안타깝다.

‘다니엘의 페스티벌 플레이’는 13세기 초 중세시대 교회 안에서 공연되던 작자 미상의 전례음악극으로, 그래서인지 웅장하고 아름다운 LA 대성당에서의 공연이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오리지널 라틴어 대본을 영어로 번역해 노래했으며 피날레에는 청중들도 순서지에 프린트된 악보를 따라 합창하며 공연에 참여했다.

<정숙희 기자>


다니엘 역의 테너 김학수(오른쪽)가 벨사살 왕(가운데·바리톤 이요한)에게 그의 종말을 예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