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의 염원 담은 ‘한국 이야기’ 내년 3월 공연
남가주의 정상급 합창단 ‘로스앤젤레스 매스터 코랄’(LAMC 음악감독 그랜트 거숀)이 분단 한국의 상처와 통일의 염원을 주제로 한 콘서트를 내년 3월6일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무대에 올린다. ‘한국 이야기’(Stories from Korea)란 제목의 이 콘서트에는 바이얼리니스트 제니퍼 고가 초청돼 매스터 코랄과 함께 ‘무궁화: 샤론의 장미’(마크 그레이 작곡)를 세계 초연하고, 한국의 떠오르는 작곡가 우효원의 ‘메나리’가 연주되며, 합창곡으로 편곡된 ‘아리랑’ 등의 한국 전통 민요들이 공연된다.
이 콘서트는 매스터 코랄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그랜트 거숀 음악감독의 취임 10주년을 기념하는 2010/11 시즌 기획공연 중 하나로, LAMC 관계자들은 내년 봄에 있을 이 연주회가 분단 한국의 역사와 정서를 합창음악을 통해 세계에 알리는 한편 남가주의 한인 커뮤니티와 특별한 교감을 나누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무궁화: 샤론의 장미’(Mugunghwa: Rose of Sharon)는 매스터 코랄이 유명 작곡가 마크 그레이에게 위촉해 제니퍼 고와 코러스를 위해 쓰여진 곡으로, 내용은 작고한 시인이자 엔지니어 임훈재씨의 이산가족 스토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임씨는 한국전쟁 당시 북한의 감옥을 탈출, 월남하면서 가족과 생이별했으며 이후 파란만장한 삶을 이어가면서도 고향과 아버지를 잊지 못해 애타는 상실감과 헛된 희망으로 점철된 생애를 보내야 했다. 또한 바이얼리니스트 제니퍼 고 역시 가족이 북한에 넘어온 이산가족의 일원으로 임씨와 비슷한 스토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곡가 마크 그레이는 “오랜 친분을 나눠온 제니퍼 고에게서 임씨와 그녀 가족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후 아직도 분단의 아픔 속에 살고 있는 한국의 이야기를 바이얼린 솔로와 코러스, 체임버 앙상블이 함께 연주하는 독특한 합창음악으로 만들기로 했다”고 밝히고 “이 곡에는 한국의 전통 음악적 색채가 서양 합창음악에 적절하게 녹아든 독창적이고 화려한 합창곡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에서 태어나 전 세계적으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는 제니퍼 고는 1994년 차이코프스키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후 솔로이스트로 세계무대에서 각광받고 있으며 시카고 심포니, 뉴욕 필하모닉,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모스크바, 헬싱키, 체코 등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2005년 LA 매스터코랄과 연주한 중국 현대 작곡가 탄 둔의 ‘신 마태수난곡’이 엄청난 호응을 얻었고, 2009년 출반된 음반(‘String Poetic’)은 그래미 상 후보 지명되기도 했다.
한편 ‘메나리’(Me-Na-Rii)는 현대적이면서도 한국적인 합창곡을 창작하여 세계무대에서 각광 받고 있는 젊은 작곡가 우효원(인천시립합창단 전임작곡가)의 곡으로, 객석과 무대의 공간을 활용해 홀 전체의 울림을 이용한 공간합창음악이다. 이 곡은 2009년 미국 합창지휘자협회(ACDA) 컨벤션에 초대돼 센세이션한 반응을 얻었다.
47년의 역사를 지닌 LA 매스터 코럴은 LA 카운티 뮤직센터 소속 합창단으로, LA 필하모닉과 함께 디즈니 콘서트홀을 주 공연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매년 헨델의 메시아 싱-얼롱(sing-along) 공연 등이 유명하다.
한편 LA 매스터 코랄의 마크 포스터 이사장, 테리 나울스 익제큐티브 디렉터, 마조리 린벡 제너럴 매니저 등 임원진은 지난달 27일 본보를 방문, 한국의 혼이 담긴 소리가 디즈니 홀에서 초연될 역사적 공연에 한인 커뮤니티가 적극적인 후원과 관심을 보여주길 당부했다.
<정숙희 기자>
47년 역사의 LA매스터 코랄. 그랜트 거숀 음악감독의 지휘 아래 세계적인 합창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LA매스터 코랄의 마크 포스터 이사장, 테리 나울스 익제큐티브 디렉터, 마조리 린벡 제너럴 매니저(왼쪽부터) 등 임원진이 본보를 방문, ‘한국 이야기’ 공연에 협조를 당부했다.
바이얼리니스트 제니퍼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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