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생정보통’ ‘비타민’ ‘영화가좋다’ 진행
"예능 프로그램을 할 때 가장 편한 옷을 입었다는 느낌이 들어요. ‘스타골든벨’을 하면서 얻은 ‘밉상’ 캐릭터에는 자부심이 있을 정도에요. 그때 미처 다 보여 드리지 못한 모습을 순수 예능프로를 하면서 더 보여 드리고 싶어요."
KBS 전현무 아나운서는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그의 미니홈피 프로필에는 ‘지루한 방송은 재앙이다’는 문구가 쓰여 있다.
명색이 아나운서인데 아나운서 같지 않다.
예능프로 ‘스타골든벨’을 진행할 당시에는 재미를 위해 아나운서들이 할 법한 점잖은 말 대신 게스트들을 당황하게 하는 질문을 서슴없이 던졌다. 덕분에 ‘밉상’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그는 더 밉상이 되지 못해 아쉬울 정도다. 그는 ‘스타골든벨’을 할 때가 가장 마음이 편했다고 털어놓았다.
"스타골든벨을 6개월 더했으면 더 밉상이 됐을 텐데 1년만 해서 아쉬워요. 지금 맡고 있는 ‘비타민’에서도 밉상 캐릭터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어요. 가령 명사의 집을 방문해서는 집값이 얼마인지를 따져 묻는 것처럼 흐름을 끊으면서 뜬금없는 질문을 하는 게 밉상이죠. 순수 예능에 대한 갈증을 밉상 캐릭터를 하면서 푸는 걸 수도 있어요. 일종의 욕망의 배출구랄까. 하하."
그렇다면, 연예인만큼이나 예능에 욕심 많은 그가 왜 하필 아나운서의 길을 택한 것일까.
"어렸을 때부터 ‘TV 키드’였어요. 특히 ‘유머일번지’ ‘쇼! 비디오쟈키’ ‘열전! 달리는 일요일’ 같은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 봤죠. 정말 공부하는 자세로 열심히 예능프로를 봤어요. 특히 ‘열전! 달리는 일요일’을 진행하던 손범수 아나운서처럼 되고 싶었어요."
아나운서가 예능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는 "친근하면서도 진지한 얘기를 할 수 있는 방송인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처음 방송국에 들어왔을 때는 아나운서답지 않은 언행으로 구설에 오른 적도 많았다. 그런 반응들을 이해는 했지만 자신을 바꿀 수는 없었다. 그런 그에게 힘이 돼준 것은 동료와 선후배들이었다.
"너무 고맙게도 아나운서 선배들 중에 ‘다신 그러지마라’고 하신 분들은 없었어요. 대신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조언해 주셨죠. 사실 포기한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얼굴이 앵커 감이라고 뽑아 놨는데 방송에 나와서 개그맨 성대모사하고 그랬으니.."
그가 최근 진행을 맡은 KBS 2TV 정보 프로그램 ‘생생정보통’은 기자와 PD의 협업으로 관심을 모은다. 그는 여기서도 재미를 담당하고 있다.
"’생생정보통’은 깊이가 있는 VJ특공대라고 보시면 돼요. 이런 프로그램은 자칫하면 딱딱해질 수 있어요. 저는 재미를 줘서 시청자와 거리감을 좁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는 제작진의 취지가 어느 정도 들어맞은 것 같은데, 앞으로 더 보완해 가야죠."
예능과 교양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에게는 딱히 역할모델이 없다. 그래서, 선배 MC들의 좋은 점을 배워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내려 한다.
"시사와 예능을 동시에 소화하고 싶어요. 아직은 능력이 안되지만 우선 예능을 통해 편안하고 재미있는 이미지를 심고 나중에 진지한 아나운서의 모습도 보여주고 싶어요. 궁극적으로 쉽고 재미있는 시사프로를 하는게 제 바람입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1박2일’이나 ‘남자의 자격’ 같은 리얼 버라이어티쇼에 관심이 많다. 밉상 캐릭터도 포기할 수 없다.
"밉상 캐릭터를 더 보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요. 순수 예능프로를 통해서 밉상이란 캐릭터를 더 알리고 싶어요. 어차피 밉상으로 보였으니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 필요가 있잖아요."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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