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나무와 함께 산 외길 인생
좋은 품종 보존 및 번식에 충실
“과일나무는 품종이 생명”이라는 믿음으로, 모든 종류의 한국 관상수와 과일나무를 직접 재배하여 미국 전역에 공급하는 홀트 식물원의 박영철 대표가 나무 기르기와 인연을 맺은 것은 30년이 넘는다.
LA에서 40여마일 동쪽, 치노에 자리한 홀트식물원은 10에이커의 넓은 농원이다. 그곳에는 진귀한 품종의 온갖 과일나무와 관상수들이 빼곡히 자라고 있다.
박영철 대표는 매일 아침 수많은 묘목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전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홀트식물원 외에 실제 묘목을 재배하는 여러 지역의 농장을 모두 합하면 1,000에이커는 족히 된다는 것. 이곳에서 박영철 대표는 좋은 품종의 보존과 번식은 물론 더 좋은 품종의 개량과 육종을 위해 쉴 틈 없는 농사 일생을 산 셈이다.
박영철 대표는 단감, 연시감, 왕대추, 매실, 감복숭아, 석류, 사과, 배 등, 한인들이 좋아하는 모든 종류의 과일나무의 품종을 이미 여러 차례 업그레이드 시켜 왔다. 예를 들면 단감의 경우, 씨가 생기지 않고 과육의 조직이 치밀하며, 당도가 매우 높으면서도 과즙이 끈적이지 않아 아삭한 맛을 즐길 수 있는 품종을 공급하게 된 것이다.
그런가 하면 한국의 추운 지방에서 주로 재배되는 매실나무는 남가주의 기후와는 처음부터 궁합이 맞지 않는 과일나무였다. 게다가 작은 과일 안에 들어 있는 큰 씨도 문제였다. 이를 개량하기 위해 박 대표는 매실의 종주국인 일본으로 직접 가서, 고배, 오사카 등 남가주처럼 겨울이 없는 곳에서도 수확이 가능한 모수를 들여와 남가주에서도 잘 자라는 매실나무 품종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처럼 번식하는 식물에 대한 애착과 집념이 남다른 박영철 대표는 지금까지 여러 곳의 황무지를 개간해서 과수원을 만들었으며 수많은 주택의 조경공사를 내 일처럼 도맡아 해 왔다.
서양화를 전공한 미술학도인 박 대표는, 그림과 조각 외에도 학창시절부터 배운 섹서폰 연주 솜씨도 뛰어나다. 30여년 동안 나무들과 함께 살면서, 그는 나무들을 틈틈이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또 나무들에게 사랑이 담긴 섹서폰 연주를 수시로 들려주기도 한다.
자연과 음악, 그리고 그림과 더불어 살아온 박 대표의 인생. 그래서인지 환갑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의 표정에는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함과 따뜻한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해질 무렵이면 붉게 타오르는 태양과 자신이 손수 기른 나무들을 마주하고 구노의 아베마리아를 연주하는 박영철 대표. 그 연주와 사랑을 먹고 자란 싱싱한 묘목들이, 자신들을 입양해 줄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주소: 11602 Ramina Ave, Chino, CA 91710
·전화: (909)626-4577
<안진이 객원기자>
최근 가장 인기가 있는 매실묘목에 대해 설명하는 박영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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