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래퍼가 힙합 바닥에서 구른 햇수를 합하면 약 20년.
지금껏 음반 한장 못 냈지만 유명 가수들의 음반에 참여하며 잔뼈가 굵은 이들, 마부스(본명 임성렬ㆍ29)와 원카인(본명 김랜디ㆍ28)이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이 힙합듀오 ‘일렉트로 보이즈(Electro boyz)’를 결성해 최근 데뷔 음반 ‘일렉트로 보이즈’를 발표했다.
손담비의 ‘미쳤어’, 유키스의 ‘만만하니’ 등을 쓴 유명 작곡가 용감한형제(본명 강동철)가 제작자로 변신해 처음 선보이는 신예여서 관심을 모은다.
대전 출신인 마부스는 이하늘이 이끄는 힙합 크루 ‘부다 사운드’에서, 미국 켄터키 주에서 태어난 원카인은 양동근과 스모키J 밑에서 여러 래퍼의 음반에 참여하고 방송 무대에 함께 오르며 오랜 시간 힙합계의 유망주로 꼽혔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들은 "용감한형제 형 덕분에 이번 싱글로 한풀이를 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마부스는 "수능시험을 마치고 하늘이 형 밑에서 내 곡을 작업하며 솔로 준비를 했지만 데뷔 운이 닿지 않았다"며 "약 10년간 시간이 흐르며 지친 적도 있다. 하지만 하늘이 형을 만났기에 힙합계에 발을 들여놓았으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카인은 "2001년 말 텍사스에서 랩하는 나를 본 분의 소개로 스모키J 형을 만나 한국으로 날아왔다"며 "스모키J 형의 소개로 타이거JK 형이 이끄는 힙합 크루 ‘무브먼트’ 소속 래퍼들의 음반과 무대에 참여했다. 힘든 시기가 있었는데, 이때 영어학원에서 강사로 일했다"고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두 사람이 알고 지내기 시작한 건 8년 전이다. 이하늘과 스모키J가 친분이 두터워 자연스레 연을 맺게 됐다. 서로 추구하는 음악 색깔이 비슷하다는 공통분모가 팀 결성의 힘이 됐다. 일렉트로 보이즈는 이들을 발탁한 용감한형제가 붙여준 이름이다.
"원래 ‘브레이브 스타’로 나오려다가 팀 이름을 바꿨어요. 용감한형제 형이 일렉트로닉과 힙합이 섞인 음악을 만들어줄 테니, 팀 이름도 음악 색깔과 연관성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죠. (두 멤버)
용감한형제가 작곡한 음반 타이틀곡 ‘전화가 오네’는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힙합 비트의 드럼 소스가 가미된 신나는 곡이다. 또 다른 수록곡 ‘어제밤’은 트랜스 장르로 클럽에서 듣기 좋은 음악이다.
수록곡들은 귀에 감기는 멜로디에 화려한 사운드가 더해져 트렌디하다. 이들은 좀 더 쉬운 음악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후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원 없이 펼쳐보이겠다고 했다.
20대를 통째로 힙합과 보낸 이들. 래퍼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은 이유도 확고하다.
"5년쯤 됐을 때 대기업 취직 준비를 하려고 했어요. 그러나 안정적이겠지만 제가 바란 삶은 아니었죠. 랩으로는 누구든 이길 자신도, 돈을 벌 자신도 있어요. 그래서 꼭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어요. 하하."(마부스)
"농구와 음악을 좋아해 원래 꿈은 농구선수였어요. 고1 때부터 사람들 앞에서 쇼를 보여주는 게 좋았어요. 집에서도 투명인간이 있다고 가정하고 퍼포먼스를 했죠. 평범하게 사는 게 싫었고 한 분야에 꽂히면 끝까지 하는 성격이거든요."(원카인)
이들은 용감한형제를 만난 건 큰 축복이라고 했다.
또, 다른 가수가 부른 용감한형제의 곡이 1위를 많이 했지만 용감한형제가 직접 제작한 가수가 1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용감한형제를 유명 제작자로 만들어주고 싶다고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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