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격렬한 감정의 소유자들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쓴 영국의 자매작가 샬롯(1816~55)과 에밀리(1818~48) 브론테의 대표작 ‘제인 에어’(Jane Eyre)와 ‘워더링 하이츠’(Wuthering Heights)가 각기 내년 개봉을 목표로 다시 영화로 만들어진다. 겉으로는 침착하나 속으로는 끓어오르는 정열을 지닌 고아 출신의 가정교사 제인과 그를 고용한 어둡고 침울한 성격의 주인 로체스터 간의 숙명적인 사랑을 그린 ‘제인 에어’는 유니버설의 자회사로 예술영화 전문의 독립영화사인 포커스와 영국의 BBC 필름이 공동으로 만든다.
샬롯과 에밀리 브론테의
가슴뛰는 명작 내년 개봉
이들 자매 전기영화도 추진
제인으로는 폴란드계 호주 배우로 올 빅히트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주연한 미아 와시코브스카가 그리고 로체스터로는 아일랜드 배우 마이클 화스벤더(인글로리어스 배스터즈)가 각기 나온다. 연출은 지난해에 미국으로 불법 입국하기 위해 험한 기차여행을 하는 중남미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그려 비평가들의 격찬을 받은 소품 ‘이름 없이’를 만든 미국 감독 캐리 후쿠나가가 맡아 현재 촬영 중이다.
한국어 제목이 ‘폭풍의 언덕’인 ‘워더링 하이츠’는 영국 북부지방의 히드가 무성한 광야에 자리 잡은 워더링 하이츠의 지주의 딸 캐시와 이 집의 하인 히드클리프의 애증이 뒤엉킨 격렬한 사랑을 그렸다.
캐시 역에는 케이야 스콜다리오(클래시 오브 타이탄)가 감독에는 영국의 안드레아 아놀드가 각기 선정됐으나 아직 히드클리프 역은 물색 중이다.
두 소설은 오래 전부터 영화와 TV 작품으로 여러 차례 만들어진 인기물인데 ‘제인 에어’와 ‘워더링 하이츠’는 각기 1910년과 1920년에 무성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그 중에서도 이 두 소설을 영화로 만들어 지금까지도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1944년에 만든 ‘제인 에어’와 1939년에 만든 ‘워더링 하이츠’다.
오손 웰스와 조운 폰테인이 각기 로체스터와 제인으로 나온 ‘제인 에어’는 음울한 분위기를 지닌 흑백 명작인데 어린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고아로 나온다.
윌리엄 와일러가 감독한 ‘워더링 하이츠’에는 로렌스 올리비에와 멀 오베른이 각기 히드클리프와 캐시로 나온다. 오스카상을 받은 흑백 촬영(그렉 톨랜드)과 황홀한 연기 그리고 민감한 연출 등이 뛰어난 명작으로 보는 사람의 심장을 쥐어뜯는 듯한 감동을 준다.
내년에 개봉될 두 신판 영화 외에도 두 브론테 자매들과 같이 작가이지만 두 언니보다는 덜 알려진 앤을 포함한 세 자매를 중심으로 한 브론테 전기영화도 계획 중이다. 감독으로는 찰스 스터리지가 선정됐으나 캐스트는 미정인 상태다.
브론테 자매의 실제 삶은 그들 소설 속의 주인공들만큼이나 파란만장했다. 목사 아버지를 둔 자매들은 영국 북부지방의 외딴 곳의 목사관에서 가난하게 자랐는데 어렸을 때부터 글 솜씨들이 뛰어난 영재들이었다. 외부 세계와 단절된 삶을 산 이들은 자신들의 창조한 풍성한 상상의 세계를 글로 적어놓곤 했다.
이들은 성년으로 접어들면서 익명으로 글들을 발표했는데 그 뒤로 각기 폐병과 독감과 발진티푸스 등으로 모두 30대에 사망했다. 이들이 사망하기 전에 먼저 이들의 어머니와 두 언니가 사망했고 이렇게 여자들이 모두 사망한 뒤 샬롯의 바로 아래 동생으로 외아들인 패트릭도 30대에 사망했다. 이들의 아버지가 제일 오래 살았다.
19세기 중엽에 출간된 ‘제인 에어’와 ‘워더링 하이츠’는 서양문학사에 뚜렷한 위치를 점하면서 지금도 계속해 출간되고 있고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교재로 쓰이고 있다.
<박흥진 편집위원>
1944년작 ‘제이 에어’의 조운 폰테인(왼쪽)과 오손 웰스.
신판 ‘제이 에어’의 미아 와시코브스카(왼쪽)와 마이클 화스벤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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