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야금 연주자 이종은 12일 라운드하우스 극장 연주회
가야금이 한복을 벗어 던지고 찰랑대는 드레스를 입었다. 이종은의 연주회는 그가 추구했던 가야금과 서양음악의 하모니를 완벽에 이를 만큼 표현했다고 할만 하다. 때론 격렬하게 때론 잔잔히 물결치듯 부드럽게 한국의 전통 악기 가야금이 서양 현악기와 어울려도 뒤지지 않는 오히려 빛이 나는 그런 순간이었다.
12일 밤 가야금 연주자 이종은이 밴쿠버 다운타운에서도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아름다운 곳 예일타운의 라운드하우스 극장에서 연주회를 열었다. 자신의 자작곡들로 레퍼토리는 채워졌고 주제는 감미로운 사랑과 아름다운 계절의 순환, 그리고 삶이다.
첫 곡은 오계로 문을 열었다. 밴쿠버의 가장 아름다운 계절 여름을 앞두고 봄과 여름 사이, 눈부신 햇살과 상큼한 빗줄기가 교차하는 그런 시절, 이종은은 이 때를 하나의 계절로 더해 오계라 칭했다.
그는 말한다. “계절의 시작은 봄이 아닌 겨울이 아닌가 싶다. 모든 것이 사라진 ‘무’에서 흰색의 빛깔에서 자연은 새로움을 잉태하고 봄을 탄생시킨다”고.
긴 호흡을 맞춰왔던 바이올린니스 다니엘 배와의 앙상블, 밴쿠버 인터컬츄럴 오케스트라와의 화려한 협연, 피아노 주자였던 이종은의 건반 소리, 현악기와의 하모니, 모든 것들이 계절의 순환, 시내가 계곡을 흘러 굽이굽이 강이 되어 바다로 다시 하늘로 비 되어 땅으로 흩뿌리는 듯...
공연장을 나오니 밴쿠버 거리는 초 가을비로 이미 촉촉히 젖어 있다. 한국 아닌 밴쿠버에서 우아하고 세련된 양장을 갈아입은 가야금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이다.
report02@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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