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결이 펼쳐진 광저우 웨슈산 스테디엄은 입장권이 완전 매진됐음에도 불구, 좌석의 90% 가량이 텅 비어있었다. 경기 전 악수를 나누는 남북 선수들. <연합>
축구 남북대결 3만명 수용 구장에 3천명 관전
암표조차 없어…아시안게임 ‘중국만의 잔치’ 우려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경기장이 텅텅 비었지만 입장권은 매진되는 기현상이 불거져 빈축을 사고 있다.
8일 한국의 첫 경기인 북한과 축구 예선이 열린 광저우의 웨슈산 스테디엄. 광저우 교민 100여명은 경기가 시작했음에도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밖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암표는 공식 가격 20∼30위안의 10~20배에 가까운 300∼400위안에 거래됐으나 교민들은 이것조차도 구할 수 없어 울상을 지었다. 결국 남북대결을 위해 준비한 응원전은 미리 입장권을 확보하거나 나중에 암표를 구입한 60여명으로 펼칠 수밖에 없게 됐다.
문제는 표가 공식적으로는 매진됐음에도 경기장은 텅텅 비었다는 것. 3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웨슈산 스테디엄에 입장한 관중은 3,000여명도 되지 않았다. 광저우 한인체육회는 이 같은 기현상의 원인이 광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의 배려 없는 표 배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입장권 3만여장 가운데 3,000장만을 인터넷을 통해 공식적으로 발매하고 나머지는 현지 관공서에 선심성으로 나눠줬다는 것. 또 조편성이나 대진이 윤곽조차 드러나지 않았던 지난 5월부터 발매를 시작해 실제 경기를 보려는 사람들이 기다리는 사이에 암표상들이 남은 표마저 사재기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텅 빈 경기장에 표가 매진되는 기현상이 이날 축구 남북대결에만 국한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다수 단체 종목의 준결승전이나 결승전, 인기 개인종목의 결승전 같은 경우도 입장권이 이미 매진돼 표를 전혀 구할 수 없다. 게다가 이날 경기를 통해 입장권을 사려는 수요가 폭발적이라는 사실이 증명돼 암표상들이 더욱 기승을 부릴 우려도 나온다.
이수연 광저우 한인체육회 부회장은 “입장권을 사려는 사람이 텅텅 빈 경기장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게 어이가 없다”며 “이대로라면 다른 경기도 마찬가지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를 보려는 이들에 대한 특단의 배려가 없다면 이번 아시안게임은 중국만을 위한 잔치였다는 지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