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남자 창던지기에서 박재명이 힘차게 창을 던지고 있다. 박재명은 은메달을 따냈으나 자기 최고기록에는 4m 이상 못미쳤다. <연합>
금 3개로 목표 초과달성 불구 기록 저조
단거리 실패…대구 세계선수권 전망 답답
침체에 빠졌던 한국 육상이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모처럼 힘을 내고 한국 선수단의 종합 2위 수성에 힘을 보탰다.
애초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6개를 목표로 했던 한국은 21일부터 26일까지 엿새간 중국 광저우 아오티 주경기장에서 열린 트랙과 필드 45종목에서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을 모두 3개씩 따내며 목표치를 가뿐히 넘었다. 김덕현(25)과 정순옥(27)이 예상을 깨고 남녀 멀리뛰기를 석권했고 우승후보였던 이연경(29)은 예상대로 여자 100m 허들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연경은 여자 트랙 선수로는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24년 만에 금메달을 보태는 영광도 안았다. 비록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김유석(28)과 박재명(29), 김건우(30)가 각각 남자 장대높이뛰기와 남자 창던지기, 남자 10종경기에서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고 박태경(30)과 김현섭(25), 이미영(31)도 남자 110m 허들과 남자 20㎞ 경보, 여자 포환던지기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내년 대구에서 열릴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대한육상경기연맹은 결선(탑10) 진출이 가능한 10개 종목을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찾겠다며 ‘10-10’ 전략을 세웠고 9개의 메달을 수확하면서 이는 얼추 맞아 떨어졌다. 2006년 도하 대회에서 금 1, 은 1, 동 3개에 머물며 1978년 방콕 대회(은 1개, 동 1개) 이후 최악의 성적은 남겼던 한국 육상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감을 찾고 한 단계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미래를 마냥 낙관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견해가 많다. 금메달 3개라는 외형적인 성과보다 기록이라는 내실을 따지면 세계선수권대회 전망이 절대 밝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신기록은 2개만 나왔다. 박태경이 13초48을 찍어 이정준(26)의 기록을 2년 만에 0.05초 앞당겼다. 남자 50㎞ 경보에서도 한국기록이 세워졌다. 멀리뛰기서 자신의 최고기록(8m20)에 9㎝ 모자란 기록으로 금을 딴 김덕현까지는 선전했다고 볼만 하다.
그러나 여자멀리뛰기의 정순옥은 한국기록(6m76)에 23㎝나 모자란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고 100m 허들 우승자 이연경도 자기 최고기록(13초00)에 0.22초나 늦었다.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창던지기 박재명도 6년간 보유 중인 한국기록(83m99) 근처에도 못 가고 79m선에서 아쉽게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저조한 기록과 함께 단거리의 실패도 뼈아팠다. 100m 한국기록이 31년 만에 깨지면서 단거리가 기대를 모았지만 이번 대회선 정상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10초23으로 한국기록을 수립한 김국영(19)과 10초32가 최고인 임희남(26)은 준결승에서 탈락했고 400m 릴레이는 첫 주자 여호수아(23)의 허벅지 통증으로 제대로 뛰어보지도 못했다. 대구 세계선수권대회가 불과 9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한국 육상의 현 주소는 결코 밝다고 보기 힘든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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