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미국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는 소위 복합지능(multiple intelligence)이라는 지능론을 펴냈다.
사람에게 있는 지능이 단일한 것이라는 종래의 의견에 도전하여 사람에게는 여러 가지 각기 다른 지능이 있다고 그는 지적하였다. 그 여러 기능으로는 언어지능, 수리지능, 시공(visuo-spatial)지능, 음악지능 그리고 인격지능이라는 것을 들 수 있다고 하였다.
언어와 수리능력 따위에만 치중한 지능개념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선진국들의 생활가치 이념을 반영한 것이며, 그것은 또 과학과 기술의 발달을 이용하여 경제발전을 꾀하고 치부를 중심으로 하는 가치관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가드너는 인격지능을 대내(intra) 인격과 대외(inter) 인격지능으로 분류하여 설명한다. 간략하게 말해서 대내 인격지능은 자기 자신에 대한 심사숙고를 지성적으로 잘하는 능력을 말하고 대외 인격지능은 대인관계를 잘하여 타인과 사이좋게 지내는 능력이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인격’이라는 말은 사람의 자격과 사람이 사람대접을 받는 가치수준을 뜻하는 말이므로 인간의 다른 여러 지능과는 좀 다른 점이 없지 않다.
가드너는 모든 사람의 인격 수준에 높고 낮은 차이가 있는 점을 지적하며 사람의 인격 형성 능력도 하나의 지능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인격은 나서부터 죽기까지 평생 동안을 거쳐 발전한다고 보고 있다.
사람의 이러한 연대적 발전단계는 인간이 자동적으로 거쳐 가는 단계가 아니라 각 단계는 하나의 위기라고 여긴다. 그래서 어느 단계의 위기에서 좌절이나 낙오가 되면 그 사람의 인격 발전은 그 자리에서 정지된다고 시사한다.
세 살적 버릇 여든 간다, 그 모양 그 꼴이다, 제 버릇 남 못 준다는 표현은 그래서일 것이다. 인간주의 심리학에서는 역사적으로 인간의 모델이 될 만한 인물을 소크라테스, 예수, 간디와 같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대내적으로는 흔들리지 않는 자아가 확립되어 있고 대외적으로 인류애와 인간고락에 동참하는 능력이 있어 인격의 모델로서 손색이 없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상상력이 있고 주어진 사물을 즐기고 감상하는 능력도 아울러 있기 때문에 실제로 만난다면 매우 반갑고 참신한 맛을 주는 존재일 것이다.
인구의 증가와 물질주의의 나쁜 결과 때문에 우리 인간생활의 질은 점점 나빠져 가고 있다. 우리의 다른 지능보다 인격의 지능을 특별히 발전시키지 않는 한 우리의 미래는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하워드 가드너는 암시하고 있다.
윤석빈 교도소 심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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