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한 제프리 무타리.
다운힐 코스로 인해 기록 인정 못받아
케냐의 제프리 무타이(30)가 18일 열린 제115회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2시간3분2초라는 마라톤 역사상 가장 빠른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대회 코스 디자인상 문제로 인해 이 기록은 세계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비공인 세계신기록이자 대회 기록으로만 남게 됐다.
이날 보스턴 시내에서 펼쳐진 레이스에서 무타이는 같은 케냐의 모세스 모솝과 막판까지 치열한 스프린트 끝에 지난해 케냐의 로버트 체루이옷이 수립한 2시간5분52초의 종전기록을 2분50초나 앞당긴 대회 신기록으로 골인했다. 모솝은 무타이보다 4초 뒤진 2위로 골인했고 게브레 게브레마리암(에디오피아·2시간 4분53초)과 라이언 홀(미국·2시간4분58초)이 3, 4위를 차지했다.
이들 4명은 모두 2시간5분의 벽을 깨뜨렸다. 무타리가 메이저 마라톤대회서 우승한 것이 이번이 처음으로 이전까지 최고성적은 지난해 베를린 마라톤에서 거둔 2위였다. 그의 종전 개인 최고기록은 지난해 로테르담 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4분55초였다.
무타리의 이번 기록은 지난 2008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가 수립한 2시간3분59초의 세계기록보다 무려 57초나 빠른 역대 최고의 기록이지만 아쉽게도 공식기록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보스턴 마라톤 코스가 국제육상연맹(IAAF)이 규정상 세계기록 규격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기록이 인정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보스턴코스가 전반적으로 내리막 코스이기 때문이다. IAAF는 출발점과 도착점의 고도차가 1㎞당 1m를 넘지 않도록 정했다. 즉 42.195km 코스에선 고도차가 42m 이하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번 보스턴 코스는 출발지점과 결승지점의 고도차가 무려 143m나 돼 이 기준을 크게 웃돌아 기록이 공인을 받을 수 없었다.
또 IAAF는 출발선과 결승선이 같은 순환코스(루프코스)를 선호하며 마라톤 출발선과 결승선 사이 거리가 풀코스(42.195㎞)의 절반인 21㎞ 이상 떨어져 있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이유는 출발선과 결승선이 다른 42.195㎞ 코스를 달리다 보면 도로 경사에 따라 선수들이 뒷바람의 도움을 받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날 보스턴에는 초속 6~8마일의 강한 뒷바람이 불어 선수들의 기록이 전반적으로 훨씬 좋게 나왔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케냐의 캐롤라인 킬렐이 2시간22분36초로 우승했다. 무타이와 킬렐은 우승상금 15만달러를 받고 무타이는 비공인 세계기록 및 대회 신기록 수립에 따른 포상금 7만5,000달러를 추가로 받았다.
<김동우 기자>
케냐의 제프리 무타리가 18일 보스턴 마라톤에서 역사상 가장 빠른 기록으로 피니시라인에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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