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반 전인 2008년 가을은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가 2차 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대 경기침체(Great Recession), 소위 대 재정위기(Great Financial Crisis)를 겪은 시기였다. 세계 재정시장의 중심인 뉴욕 증권시장의 지수가 무려 46%나 폭락하였고, 수백만명이 일자리를 잃어 버렸으며(실업률 10% 이상), 수백만 가정이 집을 상실하였고, 많은 기업들이 문을 닫아야 하는 경제 쓰나미가 미국과 온 세계를 휩쓸었다.
아직도 경제 쓰나미로부터 완전회복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2008년 대 재정위기의 근원을 알아내기 위하여 연방 상원 조사연구 소위원회가 지난 2년 동안 연구하여 4월13일에 ‘월스트릿과 재정위기: 재정붕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출간하였다. 보고서를 읽어 내려가면서 2008년 대 재정위기의 근원은 ‘교만의 경제학’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경제시장은 물건을 만들어 팔고 사는 실물시장(real market)과 실물시장의 경제행위를 원활하게 하고 금융을 돌아가게 하는 재정시장(financial market) 등 2개 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2008년 가을에 몰아닥친 경기침체는 재정시장의 붕괴에서 유래되었다고 해서 대 재정위기라고 명명한다.
재정시장을 움직이는 주체는 일반은행, 투자은행, 신용평가기관, 재정 감독국 등 4개 주체로 크게 분류된다. 4월13일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2008년 대 재정위기는 4개 재정시장 주체의 행위상 잘못에서 비롯되었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4개 재정시장 주체의 재정 행위상의 잘못을 성경적인 안목에서 바라보면 대 재정위기를 몰고 온 재정행위 모두가 바로 4개 재정시장 주체의 교만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첫째, 일반 은행들은 자신들의 성장과 이익증대를 위하여 고도로 위험한 융자임을 알면서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고 하는 교만한 자세를 갖고 분수 이상의 위험융자를 행하였다. 예를 들면 워싱턴 뮤추얼의 경우 3,000억달러의 자산,
1,880억달러의 예금, 15개 주에 2,300개 지점, 4만3,000명 이상의 직원을 갖고 있는 6대 은행으로서, 고도로 위험한 융자를 2006년에 55% 이상 대폭 늘렸다.
또 2003년에 비해 6배나 많은 290억달러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대여하였다. 2008년 9월 워싱턴 뮤추얼은 고도로 위험한 융자의 여파로 부도를 내고 문을 닫았다. 워싱턴 뮤추얼의 위험 융자행위는 미래의 위험도 관리할 수 있다고 하는 교만한 자세에서 나온 것이다.
둘째, 투자은행들이 재정 파생투자를 무한정 할 수 있다고 하는 자세를 갖고 필요로 하는 수준을 넘어 과도하게 복잡한 재정 파생상품들을 고안 및 발행한 것 역시 교만한 재정행위였다. 또 세 번째 교만한 재정행위로는 신용평가 기관들이 신용평가를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하는 교만한 자세를 갖고 신용기준에 합당하지 않게 신용등급을 과도하게 부풀린 것을 지적할 수 있다.
네 번째 교만한 재정행위는 재정 감독기관들이 재정 감독을 하거나 하지 않는 것이 자기 마음에 달려 있다고 하는 교만한 자세를 갖고 주어진 감독의 직무를 태만히 한 것이다. 이러한 감독태만이 워싱턴 뮤추얼의 파산을 초래했으며 대 재정위기를 키웠던 것이다.
현대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교만이다. 지난 위기에서 배우지 못하면 같은 위기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백 순
연방노동부 선임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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