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 전통미를 엿볼 수 있는 조각 보자기 전시회가 샌프란시스코 민속예술박물관(Museum of Craft and Folk Art)에서 뜨거운 관심 속에 열리고 있다.
SF지역 박물관에서 ‘한국의 조각보’라는 하나의 주제만 가지고 10개국이 참여해 전시회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7일부터 시작돼 10월22일까지 전시될 예정인 70점의 작품들을 위해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스위스 등 10개국 60여명의 작가들이 참가했다.
이중 한인 작가는 24명으로 25점을 출품했다.
이번 전시회는 ‘전통 포장·한국인과 섬유의 현재(Wrapping Tradition·Korean Textiles Now)’를 주제로 열리고 있으며,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RISD) 이정희 교수가 큐레이터를 맡아 전시 및 기획을 총괄했다. 그는 청주국제공예 비엔날레와 프랑스 공예전에서도 수석 큐레이터를 맡은 바 있다.
이와 관련 17일 SF민속 박물관에서 가진 전시회 개막식에서 이 교수는 “세계 여러 나라를 돌며 조각보를 디자인하는 워크숍을 열었다”면서 “지도하다보니 각국 문하생들의 좋은 작품들이 모아졌고, 국제대회서 호응도 높아 전시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조각보가 외국인의 관심을 끄는 이유에 대해 그는 “외국은 물건을 헝겊으로 싸는 문화가 없기 때문에 문화적 깊이를 느낄 수 있고 형형색색의 색깔이 어우러진 조각보에 매료되고 있다”며 “특히 조각보는 자투리 천을 이용해 의상, 실내 벽걸이, 장식, 퍼포먼스 등 한 가지에 국한되지 않고 전통과 현대를 혼합해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 점에 학생들이 놀라워한다”고 설명했다.
워크숍을 희망하는 단체는 이 교수의 이메일(chunghie@yahoo.com)로 연락하면 된다.
이날 전시회를 찾은 홍성호 SF부총영사는 “K-POP처럼 한국대중문화를 외국에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격이 있는 한국 전통문화를 홍보하는 행사도 매우 의미있다”면서 “이런 면에서 주류에 한국을 알리는 행사를 열어 놀랍고,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홍익대와 동덕여대 등에서 10여년간 섬유미술을 지도했으며, 1999년부터 현재까지 RISD에서 주류 사회에 한국의 미를 알리기 위한 보자기 기획전을 열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뉴욕미술 박물관, 영국 빅토리아 N.앨버트 박물관, 미 자연역사 박물관 등에서 전시돼 단순한 보자기의 기능을 넘은 응용예술의 새로운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SF민속박물관에는 작가들이 만든 보자기를 응용한 브로치, 벽걸이 등 소품이 판매되고 있다.
▲문의: SF민속예술박물관 (415)227-4888, www.mocfa.org
<김판겸 기자>
17일부터 SF민속예술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조각보 전시회의 개막식에서 큐레이터를 맡은 이정희(왼쪽) 교수와 제니퍼 맥카비 박물관장이 작품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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