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홍 교육칼럼
요즘은 대학생 4명 가운데 3명이 적어도 한번쯤은 인턴십을 한다. 10년 전 17%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최근 들어 각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과 고용주 협회가 내놓은 취업전망조사 자료에 따르면 고용주의 75%가 업무에 관련된 경험을 가장 중요시 여기고, 90%는 자회사에 일한 경험이 있는, 즉 이미 검증된 인턴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기를 원한다. 강의실 이론보다는 현장에서 미리 다져진 팀워크ㆍ리더십ㆍ적응력이 더 쓸모 있다는 이유다. 나아가 경기침체로 인해 인턴을 고용함으로써 인건비를 절약하려는 속내도 있다. 학생에게는 경력을, 기업에게는 경비삭감이라는 혜택을 주는 누이좋고 매부좋은 인턴십, 하지만 내막에는 적잖은 폐단이 있다.
첫째 인턴십을 하는 학생의 절반 이상이 응당의 보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인턴십이 자원봉사와 다름에도 불구하고 당연히 무급으로 여기고, 심지어 출장업무로 발생되는 교통비 혹은 식비조차 지불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름 내내 인턴으로 일한 대가로 받은 것은 정규직을 찾을 때 사용하라는 추천서 한 장이다”라고 쓴웃음을 짓는 모습이 도처에 널려있다. 또한 무급 인턴은 인종차별ㆍ성희롱 등으로부터 적절한 법적 보호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둘째 일부 대학과 기업이 인턴십을 악용하고 있다. 피츠버그 P대학에 재학중인 여학생은 졸업 필수학점인 인턴십 3학점을 따기 위해 1,500달러 비용을 들여 비영리단체인 하인즈역사센터에서 기금모금원으로 일하고 있다. 물론 무급이다. 북가주에 위치한 M대학은 드림커리어라는 회사로부터 5만 달러를 받았다. 그 대가로 인턴십 일자리당 9,500달러의 수수료를 재학생으로부터 징수하도록 허용했다. 유펜은 NBC유니버설에서의 인턴 자리를 알선해주고 2,700달러를, 뉴욕대는 존 스튜어트가 진행하는 데일리 쇼의 인턴 자리를 소개해주고 1,600달러를 받는다. 보그 잡지사는 인턴십 한자리를 놓고 경매에 붙여 4만 달러까지 챙긴 적이 있다.
셋째 멘토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애초부터 인턴십은 고용계약서에 서명하고 보수를 주고받는 제도가 아니라, 멘토를 지정하고 그로부터 가이드를 받는 현장 교육경험이었다. 보수 유무에 불구하고 교육적 요소와 멘토 요소가 빠져있다면 그것은 인턴십이라 할 수 없다. 경험이 풍부한 리더로부터 지도를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보다 4주 먼저 시작한 다른 인턴에게 훈련을 받는다면 그것이 제대로 된 인턴십일까.커피심부름ㆍ복사ㆍ전화받기ㆍ우표붙이기, 심지어 상사의 세탁물 심부름으로 소일하는 것은 어떤가.
넷째 용돈을 벌어야 생계를 꾸려갈 수 있는 저소득층 학생에게 인턴십은 치명적으로 불리한 제도다. 인턴십 기회가 주어진다 하더라도 대부분 대도시에 몰려있어 무급 인턴으로서 비싼 렌트비를 감당할 수 없고, 그 기회를 놓친다면 정규직에 안착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학과 기업은 연방 노동부의 인턴십에 관한 6개 조항이 강조한바 있듯이, 인턴십이 인턴을 위한 것이지 자신들의 이득을 위함이 아닌 것을 상기해야 한다. 인턴십을 하려는 학생은 자신이 추구하는 분야의 멘토가 되어줄 전문가가 있는지, 그를 통해 전문적인 지식과 실무를 배울 기회가 제공되는지를 먼저 짚어보는 것이 현명한 처사다. 그리고 현재 하고 있는 인턴십이 자신이 원하는 경험이 아니라면 개선의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이다. 만일 고용주가 들어주지 않는다면 떠나는 것이 낫다. 인턴은 하인이나 노예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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