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가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자력으로 확보했다.
‘의족 스프린터’ 피스토리우스
400m 세계선수권 출전권 획득
‘의족 스프린터’로 유명한 남아공화국의 육상 선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4)가 다음달 27일 개막되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일반 선수와 함께 출전, 감동의 레이스를 펼치게 됐다.
피스토리우스가 19일 이탈리아 리그나노에서 열린 육상대회 남자 400m에서 45초07을 찍어 종전 개인 최고기록(45초61)을 0.54초나 앞당기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A 기준기록(45초25)을 통과해 대구행 티켓을 자력으로 손에 넣었다.
국제육상연맹(IAAF) 규정을 보면 한 나라에서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 종목에 A 기준기록을 통과한 자국 선수를 최대 3명까지 보낼 수 있다. 이날까지 올해 작성된 남자 400m 기록을 보면 A 기준기록을 통과한 남아공 선수는 L. J. 반 질(44초86)과 피스토리우스뿐이어서 피스토리우스는 이변이 없는 한 남아공 대표로 선발될 전망이다.
피스토리우스가 대구 스테디엄 출발선상에 서면 메이저 육상대회에서 일반 선수와 경쟁하는 최초의 장애인으로 기록된다.
장애를 딛고 일반인과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루는 피스토리우스의 도전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종아리뼈 없이 태어나 생후 11개월부터 양쪽 다리를 쓰지 못한 피스토리우스는 탄소 섬유 재질의 보철 다리를 붙이고 레이스에 나서 ‘블레이드 러너‘라는 닉네임으로 불리고 있다.
장애인 무대에서 독보적인 성적을 냈던 피스토리우스는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 남자 100m와 200m, 400m를 석권하면서 최강으로 자리매김했다.
더 큰 무대에서 치열한 경쟁을 꿈꿔 온 피스토리우스는 2004년 아테네 패럴림픽 200m에서 우승한 뒤 일반 선수와의 경쟁을 본격적으로 선언했다. 그러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준비하던 그해 1월 뜻하지 않은 걸림돌을 만났다.
피스토리우스가 기술적 장비인 보철 다리를 통해 일반 선수보다 25% 정도 에너지 경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며 IAAF가 불공정 경쟁을 막고자 그의 올림픽 출전을 금지한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 관련 갈등 해결 기구인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피스토리우스가 보철 다리로 부당한 이득을 얻지 않았다’며 IAAF의 결정을 뒤집었고 피스토리우스에게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길을 터줬다.
피스토리우스는 3년 전 베이징올림픽 당시 A 기준기록(45초55)에 0.7초가 모자라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했고 기록 순으로 6명을 뽑는 1,600m 계주 대표팀 후보에도 들지 못해 베이징행이 무산됐다.
첫 도전에 실패했지만 용기를 얻은 피스토리우스는 대구 세계 대회를 향해 절치부심 칼을 갈았고 지난 3월 45초61을 찍어 B 기준기록(45초70)을 통과한 뒤 4개월 만에 A 기준기록마저 넘어서며 마침내 꿈을 이뤘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