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계의 주류시장 개척 및 자체 브랜드 개발이 절실하다. 지난해 파리 패션위크의 모습.
‘타제품 복사·가격 인하’악순환 땐 결국 공멸
저가품 위주 탈피·새로운 블루오션 만들어야
‘최악’이란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운타운 한인 의류업계가 길게 드리운 불경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한 묘수 찾기에 골몰하고 있지만 해결책은 쉽게 찾기 힘들다.
업계는 주류시장 개척, 양질의 제품 생산, 창의적인 스타일 개발, 협회 차원의 소송 대응, 공동 구매 등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의류업계가 난관의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지를 알아본다.
◆ 자체 브랜드 개발
LA 페이스마트 상조회 강대용 회장은 “업체들이 상생하기 위해 가격위주의 경쟁을 지양하고 제품 가치를 향상시키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한 업소가 만들어 유행시킨 옷을 다른 업소들이 그대로 복사, 가격을 내려 판매하는 것은 전체 시장을 어려움으로 몰아넣는 행위”라고 새삼 강조했다.
많은 업체들이 가격 경쟁의 함정에 빠져 드는 이유는 분명하다. 고객들은 싼 것을 원하고 업체들은 불경기로 제품이 팔리지 않으니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불경기에서도 큰 타격을 받지 않고 업체들을 자세히 관찰하면 창의적인 스타일 개발로 자체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샌피드로 홀세일마트에 문을 열고 있는 한 업체는 중저가 청바지로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다른 업소와 차별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디자인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디자이너들에게 타 업소 제품 복사보다는 새로운 디자인 개발을 주문하고 지속적으로 시장 분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 주류사회 개척
고가의 캐주얼 의류업체 ‘퓨처 헤러틱스’의 김상우 사장은 지난해 한인 의류업체 최초로 패션쇼의 메카라고 불리는 ‘파리 패션위크’에 참가해 업계의 화제가 됐다. 김 사장은 이어 지난 3월 열린 남가주 최대의 패션 이벤트 ‘LA 패션위크’의 메인 런웨이 쇼를 직접 주관하기도 했다.
24대 한인봉제협회 회장을 지낸 바 있는 김 사장은 “대형 패션쇼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경비도 많이 들고 준비기간도 3~4개월로 매우 길어 육체적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브랜드를 주류사회에 알린다는 의미에서 최선을 다해 쇼를 준비했다”며 “지속적인 쇼 참가로 인해 퓨처 헤러틱스 브랜드는 전국에 산재한 고급 의류 판매점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6월에 열린 ‘스타 페이스 쇼’도 주류사회에 ‘메이드 인 자바’ 브랜드를 알리는 중요한 이벤트가 됐다. TJ 맥스, 로스 등 주류사회 대형 소매업체들이 쇼에 참석했으며 800명이 넘는 바이어들이 이틀 동안 열린 행사장에 나왔다.
◆ 양질의 제품 생산
의류협회 회장을 지냈던 한 한인은 “고객들은 가격이 비싸도 좋은 제품은 구입하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업소 제품들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품질에 많은 신경을 썼다. 그 결과 단가는 올라갔지만 그가 만든 옷이 고객들에게 어필하면서 매출이 늘어나는 기쁨을 맛봤다.
원사를 취급하는 한 업소는 “좋은 원자재로 옷을 만들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효율적인 자금을 운영하는 업소는 불경기가 오히려 호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소송 등 공동 대응
한인 원단업체들은 만연하고 있는 디자인 저작권 소송에 대해 협회 차원으로 대응하면서 소송 및 합의금 절감 등 실질적인 피해 감소의 효과를 보고 있다.
재미한인원단협회(회장 구본준)는 지난해부터 정보교환 및 고문 변호사 선정 등으로 협회 차원에서 디자인 저작권 소송에 대응하면서 한 때 소송 건당 3만달러 이상이었던 합의금을 현재 5,000~1만달러 선으로 줄였으며 전체적인 소송 건수도 크게 줄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한인의류협회의 이윤세 이사장은 “의류 제조업체들도 저작권 관련으로 많은 소송을 당하고 있는데 협회들 간에 공조 체제를 구축해 이에 대한 공동 대응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끝·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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