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금리를 낮추겠다는 신호를 줌으로써 투자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22일 월가에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벤 버냉키(사진) 의장이 다음에 꺼낼 카드로 장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꼽았다. 지난 9일 기준금리를 매우 낮은 수준으로 2013년 중반까지 이어가겠다고 밝힌 데 이어 추가로 저금리 기조에 대한 확신을 줌으로써 기업이나 개인들의 지갑을 열겠다는 것이다. 버냉키 의장은 오는 26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세계 중앙은행 총재 모임인 ‘잭슨홀 회의’에서 연설한다. 버냉키는 지난해 잭슨홀 회의에서 2차 양적 완화를, 2007년엔 초저금리 정책을 처음 공개한 바 있어 추가 경기 부양에 대한 발언이 기대되고 있다.
■단기 국채 매입 유동성 지원
월가에서는 버냉키 의장이 구체적으로 2차 양적완화 조치 때 FRB가 주로 사들인 2년 미만의 단기 국채들을 만기가 10~30년짜리 장기 국채로 바꿔주는 방안이 FRB에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만기 10년 이상 장기 국채 금리는 모기지 금리 등의 기준이 된다”며 “FRB가 이런 장기 국채를 사줌으로써 현재 경직된 부동산 부문 등에 돈이 돌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26일 버냉키의 발언이 돈을 더 풀기보다 이미 풀린 돈을 잘 순환시키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한다. 리처드 피셔 달라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대량으로 풀려나간 돈이 쓰이지 않고 낮잠을 자고 있다”며 “돈이 생산적인 용도로 쓰이게끔 정책의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FRB에 맡긴 돈에 대해 주는 이율을 떨어뜨리거나 없애는 방안이 버냉키 입에서 나올 가능성도 크다. 현재 미국 은행들이 FRB에 예치한 1조6,000억달러에 연 0.25%씩 나가는 이율을 0% 수준으로 낮춘다는 것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그렇게 되면 더 이상 FRB에 돈을 쌓아둘 필요가 없게 된 은행들이 가계나 기업으로 돈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3차 양적완화 가능성 낮아
버냉키 의장이 3차 양적완화를 발표할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두 차례에 걸쳐 2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풀었는데, 다시 돈을 투입하면 물가 급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는 지난해보다 3.6% 올라 목표치인 2%를 훌쩍 넘었다. 지난 9일 초저금리 기한을 밝힐 때도 세 명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위원들이 반대표를 던져, 19년 만에 처음으로 FRB의 내부 반발이 밖으로 표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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