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붕괴, 물가ㆍ금리 앙등 경제ㆍ사회 대재난
"첫 해에만 GDP 절반 손실..장기적 타격 계속"
그리스 총리가 유럽연합(EU)의 2차 구제방안 수용 여부를 국민투표로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철회하는 과정에서 EU 내부 혼란이 일어나고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것 외에도 바뀐 일이 하나 더 있다.
그리스 최대 야당인 사회당이 구제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바꾼 것이다.
그리스 여ㆍ야가 연립정부 구성과 조기총선 두 방안을 놓고 아직 힘겨루기를 하고 있으나 사회당은 구제안에 찬성키로 했음을 국내외에 강조하고 있다.
이는 구제안을 실제로 거부할 경우에 상상할 수 없는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구제안 거부가 결국 유로존과 EU 퇴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가 구제안을 거부하면 우선 1차 구제안 6차 지원분 80억 유로의 지급이 중단된다.
그리스는 당장 만기가 돌아온 채권 원리금을 갚고 공무원 월급 등 필수 지출 자금을 시장에서 조달하기 어렵고 곳간에는 돈이 없다. 몇 주 안에 이 80억 유로를 못 받으면 채무불이행(디폴트)를 선언해야 하는 처지다.
나아가 2차 구제안은 당연히 중지되므로 디폴트는 불 보듯 뻔한 일이 된다.
EU 규정 상 구제안 거부가 유로존과 EU에서 자동 퇴출되는 것을 뜻하지는 않지만 사실상 퇴출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EU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엄청난 규모의 대외 채무는 아직 유로화로 표시돼 있으나 유로존에서 퇴출되면 크게 평가절하될 자국 통화(드라크마)로 갚아야 하기 때문에 채무 규모가 기하급수로 늘게 된다.
또 유로존 이탈이 결정되자마자 시민들은 유로화로 예금한 돈을 모두 인출하려 은행 창구에 몰리게 된다. 이로 인해 그리스 은행 시스템은 붕괴되고 제조업 등 실물 경제도 제대로 돌아가기 어렵다.
EU는 그리스 상품과 서비스에 관세를 매기게 되며 그리스 인의 EU 내 자유로운 이동과 취업도 어려워진다. 이렇게 되면 드라크마화를 택하는 데 따른 이득이 대부분 없어진다.
이 밖에 회원국 중 평균보다 소득이 떨어지는 곳의 발전을 위해 EU 재정에서 지원해주는 지역 구조조정 자금도 끊긴다. 2007-2013년 그리스에 배정된 이 자금만 해도 49억 유로나 된다.
스위스 은행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그리스를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재정 취약 국가가 유로존을 탈퇴하면 첫 해에만 국민총생산(GDP)의 절반을 잃게 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홀로서기를 하게 된 그리스 중앙은행의 신용도가 낮기 때문에 결국 실질금리가 대폭 올라가게 되고 물가는 엄청나게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이는 자국 통화 채택 후 수출을 늘리면서 경제를 성장시켜 천천히 빚을 갚아 나아갈 수 있다는 `탈퇴의 장점’도 상쇄하게 된다.
요컨대 현재 구제금융안의 조건에 따라 강력한 긴축을 하는데 따른 고통보다 이를 거부할 경우 훨씬 더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정을 정부는 물론 야당도 알고 있기 때문에 여ㆍ야 모두 구제금융안 수용을 공언하게 됐다는 것이 EU 관계자들과 시장의 분석이다.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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