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비준안이 통과되면서 발효를 앞두고 있다. 한국에서는 자동차 등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한인들도 각종 한국산 제품의 관세 철폐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시대가 활짝 열렸다. 한미 FTA로 양국간의 교역이 대폭 증가하고, 미주 한인 경제의 규모와 위상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주 한인들은 이번 한미 FTA 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인 비즈니스 및 생활과 밀접한 FTA의 효과를 진단해본다.
■ 한국산 식품
한미 FTA의 가시적인 효과는 한국산 식품에서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 식품에 대한 실질적인 관세 인하 효과가 발생하면 라면부터 고추장, 소주 등 온갖 농산물과 식품의 가격이 떨어져 한인 소비자들이 직접적인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라면과 고추장의 경우 6%, 김치제품의 경우 13%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관세 철폐로 보다 싸게 즐길 수 있게 된다. 김의만 관세사는 "대부분의 한국산 식품들이 무관세나 낮은 관세로 미국에 들어오고, 결국 그 혜택은 한인 소비자들이 받게 될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 섬유 및 의류
한국산 섬유와 의류에 대한 한인 업계의 평가는 엇갈린다.일단 한국산 섬유제품의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에 수출되는 섬유제품 관세는 평균 13%대이며, 이 관세가 단계적으로 사라지면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샘플 위주의 소량 생산을 담당하는 한인 봉제업계의 특성상 섬유 관세 철폐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봉제업계의 한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의류를 생산하거나 원단을 취급하는 업체외에는 이익도 손해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산 의류에 대한 한인 무역도매업체의 기대는 적지 않다. 그동안 가격 경쟁력 때문에 수입선을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돌렸던 한인 업체들이 앞으로 한국제품쪽으로 관심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정재건 전 뉴욕한인경제인협회장은 "의류에 대한 15-20%의 관세가 철폐되면 품질과 디자인이 우수한 한국산 의류 제품이 미국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그동안 중국에 의존하던 수입선을 다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 관광 및 호텔
교역의 확대는 단순히 제품의 문제가 아니라 그만큼 인적 교류도 늘어난다는 의미다. 한국인의 미국 방문이 증가하면서 한인타운의 발전도 기대해볼만하다는 지적이다.조규성 동부관광 사장은 "뉴욕 일원의 관광과 숙박, 선물업소 등이 직간접적으로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인 증가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호텔 등 숙박업계는 지상사 주재원이나 비즈니스 출장차 뉴욕일원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비즈니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전문직 서비스
법률과 세무 등 전문직 서비스업계는 FTA에 따른 효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단계적이지만 앞으로 시장이 개방되고, ‘한국 진출’이 본격화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영어가 능통한 한인 1.5세, 2세 전문직 종사자들이 한국에 진출해 영업을 할 수 있게 돼, 인적 교류가 활발해질 전망이다.회계법인 ‘CK&P’의 김 훈 파트너는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국제적인 법률 및 조세 분쟁에서 미주 한인들의 역할이 크게 부각될 것"이라며 "한국의 전문직 시장은 한인 2세들에게 큰 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자동차 및 항공
한국의 가장 큰 수혜자는 자동차와 섬유, 항공 및 해운 등이 꼽힌다. 관세 인하 및 폐지로 수출이 늘어나고 미국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한국산 자동차의 관세는 FTA 발효 후 5년째 철폐된다.
그러나 현대 기아차는 이미 미국 현지공장에서의 생산을 늘리고 있어 관세 철폐에 대한 효과는 크지 않다. 다만 FTA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되는 자동차 부품은 즉각적인 효과를 볼 것이 확실하다. 또 항공 및 해운업계도 FTA로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하지만 전자업계의 경우 FTA에 따른 직접적 효과보다는 인지도 상승 등 간접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와 휴대폰 등이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에 따라 이미 무관세로 수출되고 있어 직접적인 혜택은 별로 없다는 것.
이밖에도 철강과 조선, 정유, 석유화학업계는 이미 무관세로 제품이 거래되거나 교역 규모가 크지 않아 FTA의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서비스 분야 교류 확대로 전문직 2세 역할 커질 것"
KOTRA 북미지역본부 FTA 자문위원 김훈 회계사
"한미 FTA는 미주한인 입장에서 새로운 기회입니다."
회계법인 ‘CK&P’의 김훈(사진) 파트너는 "FTA를 어떻게 이해하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김 파트너는 한국 외교통상부 한미 FTA 서비스분과의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KOTRA 북미지역본부의 FTA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FTA 서비스분과는 법률과 회계, 운송, 통신 분야를 말한다.
그는 "회계사의 경우 제한적이지만 한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며 "앞으로 한국회사들의 국제 회계기준을 적용하는 한국회사는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이에따라 우리의 역할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서비스 분양의 교류를 통해 한인 1.5세, 2세 전문직 종사자들의 기회는 더욱 확대된다는 것.
60여명의 회계사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내 최대 규모의 한인 회계법인인 ‘CP&K’는 그동안 한국 진출을 준비해왔으며 내년 하반기쯤 사무실을 오픈할 계획이다.
김 파트너는 "양국의 경제가 합쳐지면서 한인들에게 새로운 시장이 펼쳐진 것"이라며 그러나 "FTA에 따른 환상 대신 현실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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