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통일의 발화점으로 역사에 기록되고 있는 구 동독 라이프찌히 소재 성 니콜라이교회에서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한인들이 2일부터 북한선교 컨퍼런스를 열고 있다.
미국과 한국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몰려든 70여명의 한인들은 첫날 니콜라이교회를 담임하며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당시 평화 시위를 이끌었던 크리스티앙 퓌러 목사, 북한인권을 위해 홀로 베를린 주재 북한 대사관 앞에서 지난 2년간 침묵의 투쟁을 해온 게르다 에얼리히 여사 등 현재의 하나 된 독일을 만들기 위해 침묵을 거부했던 이들을 초청해 생생한 인권 투쟁 스토리를 들었다.
컨퍼런스를 주최한 단체인 ‘그날까지(Until The Day) 선교연합(대표간사 손인식 목사)’은 미주에서 시작된 ‘한인교회연합(KCC)’ 등 북한선교 기관들이 뜻과 힘을 같이 하자는 취지로 형성된 단체.
격변하는 한반도 상황을 지켜보며 본격적으로 통일을 대비한 준비활동을 하고 보다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자는 의미에서 독일 통일의 씨앗이 생성됐던 라이프찌히를 이번 컨퍼런스 개최지로 택했다.
첫날 두 번째 강사로 초청된 퓌러 목사는 1982년부터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1989년까지 니콜라이교회에서 매주 청년들과 기도회를 이끌었던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는 강연에서 “라이프찌히저항 운동이 작게 시작했지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자유와 인권을 원하는 시민들의 욕구가 두려움 보다 컸기 때문”이라며 “교회가 시민들에게 문을 열고 함께 한 것도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퓌러 목사의 기도회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한 달 전인 10월9일 열린 시위 때는 7만명이 모였고 이후 요원의 불길처럼 독일 전역으로 퍼져나간 시위의 촉매제가 됐다. 공산주의 치하에서 살았지만 5살 때 이웃의 소개로 크리스천이 됐다는 에얼리히 여사는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외로운 싸움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로 “하나님이 그렇게 하라고 하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도와 진리에 대한 정직함, 비폭력 정신’을 세가지 무기로 들면서 동서독 통일과 관련해 “우리는 언론의 자유, 여행의 자유 등을 원했지만 하나님은 (독일 통일이라는) 더 큰 일을 행하셨다”고 덧붙였다.
남북통일을 위한 대각성 기도회, 통일광장 기도회, 기도대행진 등 전세계 한인들이 참여하는 기도운동의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UTD는 이번 컨퍼런스 외에 오는 8월 광복절을 즈음해 서울역에서 통일광장 기도대성회를 열고 9월을 한국 영적 대각성 운동 기간으로 선포하며 11월 대선을 위한 기도회를 여는 등 연이은 대형 기도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컨퍼런스에서는 디아스포라 한인교회의 역할 등을 알아보는 세미나, 특강 등이 계속 이어지며 베를린 장벽이 있던 곳에서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시위도 가진 뒤 5일 막을 내린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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