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격자들이 전하는 참극 현장
학생들 겁에 질려 도망가자 무차별 총격
수업중 옆 교실선 문잠근채 불끄고 엎드려
체포 직전“내가 사람들을 쐈다”말하기도
2일 학교 내 무차별 총격으로 7명이 사망하는 등 10명의 사상자를 낸 북가주 오클랜드 오이코스 신학교 총기 난사 사건은 버지니아텍 사건 이후 또 다시 한인 용의자가 무차별 총격으로 전 미국을 충격에 빠뜨린 참극이어서 한인사회를 놀라게 하고 있다.
총기난사 용의자로 한인 고원일(43)씨가 체포된 가운데 이날 총기 난사 사건 현장은 한 마디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고 현장 목격자들이 전했다.
◎…이날 총격 후 하일랜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한 이 학교 학생 다윈더 쿠어(19)는 “용의자가 교실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 권총을 꺼내들고 학생들을 벽쪽으로 서라고 했다”며 “이에 학생들이 겁에 질려 도망치려 하자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간호학과에 다니는 딸 리디아 심양과 연락이 두절돼 현장으로 달려온 심영민(헤이워드 거주)씨는 “저 안의 상황을 모르겠다. 딸이 셀폰을 받지 않고 있다”며 애타하다 오후 2시5분께 학교 안으로 들어갔으나 결국 딸이 사망한 것으로 밝혀지자 망연자실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인 심양은 가정형편 상 간호사가 되기 위해 최근 이 학교에 등록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간호학과에 다니는 아내를 찾으러 사건 현장에 온 티벳인 타시 왕축은 “다른 강의실에서 난 총소리를 듣고 아내가 문을 잠그고 불을 껐지만 범인이 수차례 문을 두드리고 총을 수십발 쐈다고 말했다”며 총격 당시 현장의 급박함을 전했다.
◎…오이코스대학 ESL 클래스를 수강중인 이현화(25ㆍ영어명 데보라)씨는 “수십발 총소리를 듣고 선생님이 뛰어나가라는 소리에 친구들과 한차에 타고 근처 스타벅스까지 대피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 수강자는 “주차장에서 전화 통화 중 처음으로 3~4발, 나중에 4발 정도의 총성을 들었고 학생들이 학교에서 도망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재학생 박모씨는 “아침에 다른 교실에서 총소리가 4~5발 들렸고, 교사가 달아나라고 외쳤다”며 “교실 밖으로 도망쳐 나올 때도 3~4발의 총성을 들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학교에서 도망쳐 나와 한 한인 여성을 차에 태워줬는데 알고 보니 사건이 일어난 간호학과 교실에 있었던 학생이었다”며 “그 학생 말에 따르면 ‘학교나 학교 학생들과 사이가 안 좋았던 남성이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밖에서 학교 건물을 지켜보니 시체가 실려 나온 것만 5구 이상이었다”며 “2~3명은 총상을 입었는지 경찰이 부축해서 나오는 것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 학교에서 두 학기째 ESL 클래스를 수강하고 있는 한인 유학생 조모씨는 “뉴스를 보신 부모님이 위험한 데서 공부하지 말고 당장 한국으로 돌아오라 할 판”이라며 “영어 공부하려고 미국 왔다가 충격적인 일만 당했다”고 앞날을 걱정했다.
용의자 고씨는 총격 후 알라미다 사우스 쇼어 샤핑센터의 세이프웨이 마켓 매장에 들어가 고객 서비스 직원들에게 “내가 조금 전에 사람들을 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마켓 직원과 사건 당시 용의자를 목격했던 사람들에 따르면 용의자 고씨는 약물 등에 심하게 취해 있는 모습이었다.
<김판겸ㆍ신영주ㆍ김종식 기자>
■ 오이코스대 총장 김종인 목사
“인사 잘 하던 학생이었는데ÿ”
“평소 만나면 웃으면서 인사를 잘하던 학생이 왜 사건을 일으켰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2일 오전 총격사건이 일어난 후 대피중 전화 인터뷰를 가진 오이코스 대학의 김종인 총장은 이 사건 용의자인 고원일씨가 왜 총격사건을 일으켰는지 자신도 원인을 모른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6~7개월 전 고씨가 학교를 그만둔 이유가 학업상 어려움에서인지 성격에 문제가 있었는지 알아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고씨가 한 두달 전에는 세금보고를 위해 등록금 명세서들 받아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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