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생글 눈웃음 사이로 일찌감치 소리의 철리(哲理)를 깨친 자의 예지력이 금세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 청명한 상현(上弦)처럼 차오르며 국악계의 요정으로 등극한 소녀는 이제 열다섯이었다.
송소희 양. 열한 살에 KBS 1TV 전국노래자랑 최연소 대상을 받은 이래 국악계의 미래에 향기로운 꽃다발을 보내준 소녀가 27일 워싱턴에 왔다. 봄바람을 타고 퍼시픽 오션을 건너 동진한 김정택 SBS 예술단장과의 동행 나들이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워싱턴에 오게 된 겁니다. 모두 친절하시고 저 지금, 기분 좋은 공연이 될 것 같은 예감에 사로잡혀 있어요.”
두 예인(藝人)은 5월2일(수) 저녁 7시30분 케네디센터 테라스극장 무대에 오른다. 워싱턴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단장 이경신) 창단 10주년 겸 대한항공 미주취항 40주년 축하 음악회다.
송소희 양은 민요인 ‘배 띄워라’ ‘아리랑’ ‘강원도 아리랑’을 열창할 예정이다. 이번 무대가 특별한 설렘으로 다가오는 건 천하의 김정택 단장이 피아노 협연을 맡기 때문. 국악과 양악의 앙상블, 두 절묘한 악공(樂工)이 세대와 장르의 단단한 경계를 넘어 빚어낼 음(音)의 판타지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송 양은 “국악과 양약의 협연은 한국에서도 드문 일”이라며 “흥미롭고 신선한 공연이 될 것 ”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정택 단장은 “소희 양의 천재적 예술성은 가히 독보적”이라며 “어리지만 무대에서 협연자와 교감하고 관객과 소통하는 능력도 뛰어나다”고 찬사를 보냈다.
김정택 단장에게 케네디센터 공연은 이번이 두 번째. 그는 “대한항공 워싱턴 취항시에 처음 공연을 했고 이번에는 미주취항 40주년 기념으로 하게 됐다”며 “워싱턴 간다니까 서울에서는 ‘가문의 영광’이라 한다.”면서 경쾌한 웃음을 날렸다.
서울대 음대 기악과를 나온 김정택 SBS 예술단장은 애초부터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간격을 뛰어넘은 음악인. 2002부산아시안게임, 2002월드컵 전야제, 2003대구유니버시아드 등에서 음악 작·편곡을 담당했지만 대중가요인 ‘불티’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 봐’ ‘밤이면 밤마다’ ‘미워요’ ‘정말로’ 등 300여 히트곡을 작곡하기도 했다. 잘 연마된 자유로움과 감각적인 표현력, 세련된 연주로 숱한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마에스트로다.
김 단장은 “이번 콘서트는 행복한 명품 음악회로 컨셉을 잡았다”며 “감동과 즐거움, 음악의 깊이가 있는 무대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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