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건 교통사고 희생자들 ‘눈물의 장례식’열려
바슬 정희선씨 이틀간 친부모, 시어머니 장례식 치러
“사고와 고통이 없는 천국에서 편히 쉬십시오!”
구랍 30일 오리건주 펜들턴 인근 I-84 하이웨이에서 발생한 한인 관광버스 참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을 하늘나라로 보내는 ‘눈물의 장례식’이 잇따라 열렸다.
한국과 시애틀에서 사는 사돈 4명이 함께 여행을 떠났다가 3명이 참변을 당해 이번 사고에서 가장 가슴 아픈 사연을 담은 정운홍(69)씨와 김중화(63ㆍ여)씨 부부의 장례식이 7일 오후 2시 시애틀 온누리교회에서 거행됐다. 정씨 부부는 인천에서 지난 연말 바슬에 살고 있는 딸 정희선씨와 사위 반세환씨를 찾아 사돈인 반 연(67)씨와 반춘호(63ㆍ여)씨와 함께 미서부 관광에 나섰다가 부부가 함께 사망했다. 반춘호씨 역시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으며 반 연씨는 갈비뼈 등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아직도 입원 치료중이다.
황해도 재령군에서 태어난 정씨는 30여년간 일한 ㈜한화에서 정년퇴직한 뒤 노년에 개인택시를 운영하며 노익장을 과시하는 열정적인 삶을 살았다. 정씨는 1975년 결혼해 큰 아들 정진우씨와 딸 희선씨를 두고 있었으며 부인 김씨와 인천 논현제일교회에 40여년간 출석하며 신실한 신앙생활을 해왔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딸 정희선씨 부부가 출석하는 온누리교회에서 열린 장례예배에서 희선씨는 “엄마, 아빠 딸로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내가 살고 있는 시애틀에서 병으로 고통받지 않고 외롭지 않게 두 분을 함께 보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한다”고 말해 장례식장을 눈물 바다로 만들었다. 희선씨는 “엄마, 아빠! 사랑합니다. 천국에서 다시 만날 때까지 하나님 곁에서 편히 쉬세요”라며 부모에게 이별을 고했다.
온누리교회 정광호 목사는 “모든 육체는 풀이고, 아름다운 들꽃도 언젠가는 시들 듯 사람도 반드시 죽는다”며 “예수를 믿는 고인들은 하나님과 함께 천국에서 영생을 누리실 것”이라고 기도했다. 친정 부모를 하늘나라로 보낸 정희선씨는 다음날인 8일 오전 시애틀 성당에서 시어머니인 반춘호씨의 장례미사를 드려 이틀 사이 두 번이나 장례식을 치르며 친정부모와 시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보내는 슬픔을 이겨내야 했다.
시애틀지역 한인 할머니 4명이 함께 여행길에 올랐다가 혼자 목숨을 잃은 린우드 이용호(75ㆍ여)권사의 추모예배도 이날 밤 린우드 뉴비전교회(담임 천우석 목사)에서 유족과 성도들의 슬픔 가운데 거행됐다. 뉴비전교회는 남다른 봉사와 헌신을 통해 신앙인의 귀감이 됐던 이 권사가 영생복락을 누릴 수 있도록 이날부터 1주일간 특별새벽기도회를 갖기로 했다. 유가족으로 남편 이세종 장로와 계탁ㆍ계형ㆍ규원씨 등 세 아들을 둔 이 권사의 하관 예배는 9일 오후 1시 시애틀 에버그린 워셜리 장례식장에서 거행된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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