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자리 남성 승객 아이등 밟고 지나가
50명 구한 벤 레비씨 도움받아 탈출
아시아나항공 OZ214편 여객기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하면서 일으킨 충돌 사고 당시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혼란 없이 탈출했다는 증언과 달리 당시 비행기 안은 아비규환의 현장이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특히 일부 어른들의 경우 탈출을 위해 어린 여자아이의 등을 밟고 빠져나갔다는 증언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또 일부 승객들이 짐을 챙겨 나오느라 시간을 지체하는등 폭발의 위험속에서 다른 승객들의 탈출까지 지연했다는 이야기도 나와 지탄을 받기도 했다.
산타클라라에서 나경란 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나경란 치과 원장(46세)은 이번 사고가 난후 육체적인 고통과 함께 정신적인 고통도 함께 겪고 있다.
나 원장은 둘째 딸(안수영, 미국명 Julie Ann 13세)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오다가 당한 사고 때문에 아직도 충격에 빠져있다.
나 원장은 "랜딩할때부터 이상했다"며 착륙상태에서부터 이미 이상을 느꼈음을 전하면서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1-2초 후부터 바운스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작 나 원장을 놀라게 한 것은 비행기 사고도 사고이지만 비행기 사고가 난 이후 보여준 어른들의 무질서한 행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나 원장에 따르면 자신과 딸의 좌석이 32B와 C였는데 착륙 사고 후 위에서 무엇인가 떨어지는 것을 느끼면서 옆에 앉아 있던 아이를 자신의 가슴 쪽으로 당겼는데 옆 좌석에 앉아 있던 남성승객이 ‘move’라고 외치며 딸의 등을 밟고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정신을 차린 나 원장도 딸 수영이와 함께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오히려 딸 수영이는 "줄을 서야 한다"고 얘기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는 "얼굴에는 피가 흐르고 아이를 데리고 빠져 나오는데 힘이 빠지는 바람에 비행기에서 탈출하는데 매우 오래 걸렸다"고 전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50명이 넘는 탑승객을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왔다는 벤저민 레비씨가 손을 잡아서 당겨주었기 때문에 겨우 탈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수영양은 어른들은 수영양의 등을 밟고 빠져나가려고 하고 위급한 상황에 왜 줄을 섰느냐는 질문에 "학교에서 아무리 위급한 일이 발생해도 줄을 서서 차례대로 빠져나오면 더 빠르다고 배웠는데 이날 비행기 사고가 났을 때 어른들은 그런 것을 전혀 지키지 않았다"면서 어른들의 무질서를 질타하기도 했다.
나 원장과 수영양은 탈출 후 샌프란시스코 데이비스 병원으로 가서 머리에서 발끝까지 사진을 찍는 등 진료를 받은 후 퇴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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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의 착륙 추돌사고 현장에서 어른들이 자신의 등을 밟고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였으나 자신은 정작 줄을 서야 한다며 줄을 섰던 안수영 양이 7일 자택에서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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