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의 야구두뇌는 정말 뛰어나다. 9단이다. 전반기를 마치는 날 다저스 단 매팅리 감독은 후반기 과제로 “브레이킹볼(커브, 슬라이더등)을 예리하게 다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7일 안방 다저스테디엄에서 과시한 류현진의 피칭은 올 시즌들어 가장 좋았다고 평가해도 될 만큼 완벽했다.
의식을 할 수 밖에 없는 선배 추신수와의 대결, 매진을 이룬 52,675명의 관중 앞에서 지난 5월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3-0 완봉승을 이룰 때를 방불케하면서 예리한 변화구로 시즌 9승(3패)을 장식했다. 이날 빼앗은 삼진 9개는 지난 4월30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이후 최다 삼진이다. 7이닝 1실점으로 방어율은 3.14로 내려갔다.
류현진은 올시즌 20번째 등판 동안 초구를 91마일을 뿌린 적이 없다. 스스로 “초구가 그렇게 빠른 볼을 던진 기억이 없다”고 했을 정도였다. 이번 신시내티 레즈전을 앞두고 철저한 대비를 하면서 맞섰음을 알 수 있다. 앞의 2경기에서 5실점, 4실점의 부진을 단숨에 만회하는 빼어난 투구였다.
하지만 추신수와의 대결은 “신경써서 던졌다”고 한데서 알 수 있듯이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매팅리 감독도 “초구 빠른 볼로 스트라이크를 던진 뒤 다소 의식을 해서인지 힘이 들어갔다”며 1회 톱타자 추신수에게 허용한 볼넷을 설명했다. 추신수는 1회 볼넷을 골랐지만 3회 체인지업에 1루 땅볼, 6회 커브에 삼진을 당해 류현진과의 첫 대결에서는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이날 볼넷 1개에 3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추신수뿐 아니라 레즈의 강타선은 류현진에세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전반기에 보여준 힘있는 빠른 볼과 특유의 완급조절이 절묘하게 가미되면서 7이닝 동안 단 2안타 1볼넷 9삼진의 쾌투였다. 3회 레즈의 심장 3번타자 조이 보토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 세울 때 직구 구속은 95마일로 측정됐다. 메이저리그에 입문해 가장 빠른 속구였다. 추신수는 경기 후 다저스 프레스룸에서 “류현진이 지배한 경기였다”고 그의 완승을 인정했다.
류현진은 최근 삼진수가 감소하면서 다저스 출입기자들로부터 “체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아 “등판 사이에 불펜피칭을 하는 게 좋을 것이다”는 충고까지 받은 터였다. 하지만 이날 대포와 집중력을 겸비한 레즈를 상대로 2안타 1실점의 피칭은 더 이상 할 말을 없게 만든 완벽투였다.
다저스 출입기자는 매팅리 감독이 기자실을 들어서자 “어제 클레이튼 커쇼, 오늘 류현진의 호투로 레즈에 승리를 거뒀다. 소감을 말해달라”는 첫 질문으로 시작했다. 류현진의 피칭은 그만큼 인상적이었다. 매팅리 감독은 “직구의 제구력이 아주 좋았고, 슬라이더가 매우 예리했다. 자신감있게 볼을 던졌다”고 평했다. 삼진을 빼앗은 게 주로 슬라이더였다. 더구나 9개의 삼진 가운데 루킹 삼진이 3개였다. 그만큼 구위가 뛰어났다. 초반에도 삼진을 빼앗을 때 루킹 삼진이 많았다.
다저스-레즈전은 올 내셔널리그 플레이오프 예비고사로 평가받고 있다. 류현진은 1승1패로 장군멍군을 부른 상황에서 3차전에 등판해 완벽투로 상대를 제압했다. 다저스는 1회 야시엘 푸이그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1사 3루서 핸리 라미레스의 중견수쪽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그러나 2회 류현진은 이번 다저스와의 시리즈에서 홈런 2개를 뽑은 좌타자 제이 브루스에게 한복판 직구를 통타당해 1-1 동점을 허용했다. 류현진의 시즌 11번째 홈런. 하지만 다저스는 1-1 동점을 이룬 5회말 유틸리티 플레이어 스킵 슈마커가 시즌 2호 투런홈런을 센터펜스로 넘기며 승기를 잡았다. 7회에는 3번 애드리언 곤살레스의 적시타로 점수를 추가해 4-1로 승리했다.
<다저스테디엄-문상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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