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적 매력 가득한 뉴욕의 현관
▶ 1950년 12월 건물 오픈
1979년 북동의 추가공사 이어져 현재모습 갖춰
223개 탑승 게이트. 하루 평균 7,000여대 버스. 20만 명 이상 승객 이용
펜 스테이션과 그랜드센트럴이 기차의 거점이라면, 장거리 버스의 기착지는 어디일까. 기본적으로 미국은 도로 사회. 거미줄 같이 뻗은 도로를 타고 육로 이동하는 버스의 존재는 크다. 바로 그 거점으로 뉴욕에서 발착하는 버스의 기착지가 미드타운의 일각에 자리한다.
허드슨 강 너머 인근 뉴저지와 연결된 링컨터널, 그리고 맨하탄의 최고 중심지 타임스퀘어에서 각각 한 블록씩 떨어진 곳에 자리한 ‘포트 오소리티 버스 터미널(Port Authority Bus Terminal, 이하 PABT)’이 그 주인공이다.
■ 지적 매력을 갖춘 심플한 디자인의 터미널 외관
언뜻 이 터미널을 보고서 그저 철제 가건물처럼 생긴 외관에 실망할지 모른다. 앞서 맨하탄의 두 기차역의 장대한 광경을 목도한 이라면 더더욱 실망감을 감추지 못할 듯. 하지만 그것은 이곳의 건설 양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데서 오는 오해일 뿐이다. 이 터미널은 당시 미국 건축양식을 대표하는 ‘인터내셔널 스타일(International Style)’, 속칭 ‘국제양식’으로 완성된 건물이다.
1932년 건축사가인 헨리 러셀 히치콕과 필립 존슨이 공동으로 출간한 책 ‘인터내셔널 스타일’에서 유래한 이 개념은 ‘무채색과 장식 없는 벽, 내부공간의 자유로움’ 등을 그 특징으로 삼고 있다. 바로 이러한 양식에 기반한 PABT의 모습을 감안한다면, 특유의 심플함과 이지적 매력을 충분히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당초 이 터미널을 짓기 전까지만 해도 맨하탄의 버스 탑승장은 영세한 수준을 벗지 못했다. 그저 타임스 스퀘어 인근 유명 호텔이나 그랜드센트럴, 펜 스테이션 근처 등 몇 개의 중심지 앞에서 운행했을 뿐이다. 하지만 높아지는 육로 교통의 수요와 장거리 버스의 운항빈도가 급격히 늘어나며 대형 터미널에 대한 세간의 요구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9개 층으로 된 건물이 1950년 12월에 오픈, 이후 1979년에 북동의 추가 공사가 이어져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운영은 JFK 공항, PATH를 관리하는 PANYNJ사가 맡았다.
■ 미국 최대, 최다 수송량의 버스 터미널
사실 PABT는 ‘미국에서 가장 크고, 나아가 세계에서도 가장 교통량이 많은’ 버스 터미널로 꼽힌다. 현재도 223개에 이르는 탑승 게이트를 통해, 하루 평균 7,000여대의 버스와 20만 명이 넘는 승객이 이용한다. 특히 연간 226만대가 넘는 버스가 발착하는 가운데, 단연 최다편수를 자랑하는 것은 뉴저지에서 왕복하는 NJ Transit이다.
인근 뉴저지주 거주자들의 교통 허브로서 뉴욕의 현관이기도 한 이곳을 통해, 매일 수많은 통근자가 버스를 이용한다. 팰리사이드팍, 포트리 같은 대표적 한인 커뮤니티는 물론, 테너플라이, 해캔색 같은 지역에까지 이르는 광범위한 루트를 통해 많은 인력과 물류를 책임지고 있다.
혹자는 이 터미널은 낮과 저녁의 모습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한다. 아침에는 맨하탄으로 통근하는 이들의 활기찬 모습에 생기 넘치는 분위기가 연출되지만, 저녁에는 하나 같이 피곤한 모습에 무표정한 이들로 넘쳐난다는 것. 만일 저녁에 밝은 표정을 짓고 있는 이가 있다면, 어디론가 떠나는 여행자일 것이라는 말이 농담처럼 회자되기도 한다. <이수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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