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데일의 위안부 기림 평화의 소녀상을 지지한다는 일본계 단체들의 발표는 신선하다. 일본계 미국시민연맹(JACL) 샌버나디노 지부 그리고 LA와 샌프란시스코 일본계 시민단체인 NCRR은 21일 공동성명을 통해 일본의 전쟁범죄로 희생된 여성들의 인권을 기리는 조형물로서 소녀상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기림비와 소녀상 없애기에 혈안이 된 일본 극우세력의 방해공작들만 보아왔던 우리에게 이번 발표는 신선하고 반갑다.
이어 22일 LA 한인타운에서는 일본계 마이크 혼다 연방하원의원 후원행사가 열렸다. 친한파 혼다 의원이 올해 재선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한인사회가 후원에 발 벗고 나섰다. 한인 커뮤니티와 일본 커뮤니티가 아름다운 동행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베 신조 정권 이후 일본의 우경화는 도를 넘어섰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 고노 담화까지 부정하는 모습이다. 1993년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은 일본 군국주의의 부끄러운 과거로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의 뜻을 밝혔다. 일본의 우익 정치인들은 지금 이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후안무치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계 단체들은 “일본이 2차 세계대전 때 저지른 잘못을 사과하길 바란다”며 “글렌데일 평화의 소녀상 옆에서 인권에 반하는 범죄행위를 알리는 데 함께 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일본계 미국인들은 그 자신 전쟁의 피해자들이었다. 일본의 진주만 공격 후 미국정부는 일본계 시민들을 강제 수용했다. 어린 시절 수용소에서 자란 혼다 의원은 인권을 옹호하고 이민자 권익을 지키는 데 남다른 사명감을 가졌다. 한인사회도 외면하던 1990년대부터 그는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는 2007년 연방하원 위안부 결의안을 발의하고 통과를 주도함으로써 위안부 제도를 일본의 전시범죄로 규정하는 데 결정적 공헌을 했다. 올해 8선에 도전하는 그를 위해 한인사회는 전국적 후원행사를 추진 중이다.
일본계 단체들의 소녀상 지지 성명, 한인사회의 혼다 의원 후원은 성숙한 시민의식의 산물이다. 민족적 편견을 버리고 역사를 바로 보며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반성할 것은 반성함으로써 한인사회와 일본계 커뮤니티가 함께 새로운 미래를 열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