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 부동산값 폭등에 ‘실리 챙기기’ 속속 매각
▶ 미 등 30개국 이전계획
런던 외교가에 자리 잡은 각국 대사관의 탈출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런던 도심의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각국 공관운영의 초점이 국력 과시보다는 실리를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면서 최고급 부지에 경쟁적으로 들어섰던 각국 대사관이 도심 밖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30일 런던 외교가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최근까지 런던에 주재하는 165개국 공관 가운데 30곳 정도가 이전을 위해 도심에 있는 공관을 매각했거나 처분을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에는 런던 하이드팍 인근 메이필드에 자리 잡은 미국 대사관의 템스 강 이남 이전 계획이 기폭제로 작용했다.
미국 대사관은 런던 도심에서 서남쪽으로 벗어난 복스홀 역 인근 템스 강변 1.8㎢ 부지에 11층 건물을 신축해 2017년 입주할 예정이다. 현재 사용 중인 건물은 카타르 왕실 부동산 개발사에 5억파운드(8,900억원)에 매각해 6억파운드로 추산되는 신축비 대부분을 조달했다.
새 건물은 템스 강변에 위치해 주변 경관과 조망이 우수하고, 보안시설 등 첨단기능으로 무장해 완공 때 자산 가치는 10억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평가됐다.
네덜란드 대사관은 이에 자극받아 하이드팍 인근 공관을 처분하고 새로운 미 대사관 주변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 대사관도 인근 지역으로 공관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 도심 최고급 지역의 부동산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이페어와 켄싱턴, 벨그래비아 등 노른자위 땅에 공관을 보유한 각국 대사관들에는 도심의 낡은 건물 탈출이 재테크의 기회로도 여겨지고 있다.
세인트 제임스 팍 주변 유럽집행위원회 외교부 건물은 2억1,500만파운드(3,800억원)에 매각돼 2015년 이후에는 초호화 아파트로 개축될 예정이다.
하이드팍 주변의 브라질 대사관도 4억파운드에 새 주인을 맞았으며, 시세가 2억파운드에 가까운 메이페어의 7층짜리 캐나다 대사관도 부동산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태다.
이밖에 중국 대사관 인근의 영국령 몬세라트 공관이 팔린 것을 비롯해 네팔, 그리스, 리투아니아, 타지키스탄, 코소보, 투르크메니스탄, 감비아, 카자흐스탄 대사관 등이 도심 밖으로 이전했거나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런던 외교가의 관계자는 “과거에는 국력 과시 차원에서 최고급 부지의 공관이 선호됐지만 갈수록 경제성과 편의성, 보안확보 등 실속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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