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숏트랙 빅토르 안-스노보딩 빅터 와일드
▶ 한-미서 귀화 두 ‘Victor’ 금5-동1 합작
미국에서 러시아로 귀화, 스노보드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따낸 빅터 와일드가 역시 러시아 대표로 스노보드 동메달을 딴 부인 자바르지나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러시아가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에서 20년만에 처음으로 종합우승을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낸 비밀병기는 타국에서 러시아로 귀화한 선수들이었다, 특히 한국에서 귀화해 숏트랙 3관왕에 오르며 이번 올림픽 최고 스타로 부상한 빅토르 안(28, 한국명 안현수)과 미국에서 귀화한 뒤 소노보딩에서 금메달 2개를 안겨준 빅터 와일드(27), 두 ‘Victor’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러시아가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따낸 13개의 금메달 가운데 이들이 5개를 합작했으니 그 임팩트는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이들 두 Victor는 모두 2011년까지는 각각 한국과 미국 국적선수였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난2010 밴쿠버올림픽때 이들은 각각 한국과 미국 선수였다는 의미다. 이들의 스토리는 러시아가 이번 소치올림픽 성공을 위해서 전통적인 수준을 뛰어넘는 노력을 기울였음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자국에서 마땅한 대접을 받지 못한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 영광을 위해 국적을 바꾸는 예전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다반사가 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이런 경우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궁극적으론 ‘올림픽 프리랜서’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있다.
안현수라는 이름으로 지난 2006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이미 3관왕에 올랐던 빅토르 안은 이번에또 다시 3관왕에 오르며 올림픽의 전설적 선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빅토르 안의 경우는 이미 올림픽 3관왕이라는 최고의 경지에 도달한 선수임에도 불구, 여러 가지사정으로 인해 국적을 바꿔 나온경우여서 한국 국민들에게 상당히큰 아픔과 착잡함을 안겨줬다.
상대적으로 빅터 와일드의 경우는 빅토르 안처럼 원래 스타는 아니고 미 스키&스노보드협회(USSSA)이 사실상 ‘진흙 속 진주’를 알아보지 못한 케이스에 해당된다. USSSA는 밴쿠버 올림픽 후 사실상 스노보드 회전종목에 대한지원을 대폭 삭감했고 재정지원이 끊긴 와일드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당시 러시아 여자 스노보드 선수인 알요나 자바르지나와 사귀고 있었던 와일드는 그녀와 결혼하며 러시아 국적을 취득한뒤 모스크바로 거주지를 옮겼고 러시아스노보드연맹에 “날 받아주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어필해 결국 러시아 대표팀에 합류하게 됐다. 그리고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 2개의 금메달을 러시아에 안기며 자신의 약속을 지켜냈다. 또한 그의 부인인 자바르지나가 지난19일 스노보드 회전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부부가 같은 날 메달 시상대에 오르는 감격까지 맛봤다.
와일드는 ESPN과 인터뷰에서 “내가 아직 미국에 있었다면 지금쯤 집에서 뭔가 그저 그런 일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내가 원하는 것은 그게 아니었다. 가능한 최고가 되고 싶었고 그래서 러시아대표로 이긴 것이 너무 기쁘다”고 말해 미국 국적을 버린 것에 추호도 후회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그 것은 빅토르 안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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