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데일 시청 앞에 서 있는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이 양심 있는 아시안 단체들의 연대를 이끌어냈다. 25일 글렌데일 시의회에서 열린 평화의 소녀상 관련 공청회에서는 한인을 비롯, 중국과 필리핀계 시민들, 심지어 일본계 시민단체들까지 나서 일본의 역사 왜곡을 규탄하고 소녀상은 어떤 경우에도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천명했다. 한국과 중국, 필리핀은 모두 일본의 침략 피해자이지만 남가주에서 일본 규탄에 공동의 목소리를 내면서 손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글렌데일 평화의 소녀상이 한인사회를 중심으로 한 이슈로 부각되면서 다른 커뮤니티들은 동참을 주저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공청회에 중국과 필리핀 커뮤니티가 참여한 것은 일본의 역사 왜곡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인식이 다른 아시안 커뮤니티로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렌데일 소녀상을 계기로 형성된 아시안 커뮤니티의 공동전선이 일시적 연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를 한층 더 확대해 나가야 한다. 현재 중국 커뮤니티에서도 중국인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를 세우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인사회는 그동안의 경험을 제공하고 공동의 목소리를 냄으로써 이 사업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 할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공청회에 참석한 한인들의 수가 중국인들보다도 적었다는 점이다. 미국 곳곳에 위안부 기림비와 조형물이 건립된 후 관련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여러 한인단체들이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과의 역사전쟁에 모두가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이를 분산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아시안 연대가 제 힘을 발휘하려면 한인사회부터 먼저 결속해야 한다는 지적을 모두가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연대는 정치적으로 더하기 몇을 뛰어 넘는 막대한 승수효과를 가져다 준다. 공청회에서 한인들뿐 아니라 다른 커뮤니티 인사들까지 나서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해 소녀상은 필요하다고 역설하자 글렌데일 시의원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이를 지키겠다는 다짐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연대의 힘이 즉각 확인된 것이다. 이제 우리 앞에는 이런 연대를 잘 지키고 확대해 나가야 할 숙제가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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