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의 공립학교 교과서에 드디어 ‘동해’가 등장한다. 기존의 일본해 표기에 동해를 병기하도록 규정한 법안이 5일 버지니아 주의회의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치밀하고 끈질긴 풀뿌리 운동으로 역사적 쾌거를 이뤄낸 버지니아 한인사회에 큰 박수를 보낸다.
동해병기 법안 통과가 주는 의미는 크다. 가장 우선적 의미는 미국 교과서에 보다 포괄적 역사인식이 도입된다는 점이다.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역사와 관련, 미국에서 일본 편향적 시각이 보편적인 것이 사실이다. 학생들은 한국과 일본의 두 가지 명칭을 배우면서 역사에 대해 보다 열린 시각을 얻게 될 것이다.
한인사회로서는 미국의 민주주의 절차를 학습하는 산교육의 장이었다는 의미가 크다. 우리의 필요를 현실화하기 위해 어떤 접근법이 필요한지 우리는 확실히 배웠다. 미국사회가 돌아가는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다. 캠페인을 주도한 ‘미주한인의 목소리’ 관계자들은 ‘동해’가 뭔지도 모르는 정치인들을 찾아가 만나고 설득하면서 3년 동안 공을 들였다.
법안 통과는 현안에 관심을 갖고 의견을 모으는 한편 정치인들과 대화하고 협조하면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결과 얻어낸 성과이다. 정치인들을 움직이는 것은 물론 표다. 유권자로서 한인사회의 힘을 기르고 과시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법안 심의 매 과정마다 반대로비의 복병들이 튀어나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것도 이번에 우리는 확실히 배웠다.
‘동해 병기’를 모두가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주류사회 일각에는 부정적 시각이 있다. 예를 들어 버지니아 주상원 교육위원장은 “흑인들의 역사와 문화를 무시하면서 다른 소수계의 입장만 고려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하원법안의 교차심의 자체를 거부했다. 일본 측의 막판 반대로비가 집요했던 것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이런 부정적 시각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다민족 사회인 미국에서 한인사회가 지평을 넓히려면 타민족을 포용하는 자세는 필수적이다. 우리의 이슈를 넘어 타 소수계의 이슈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성숙함이 필요하다. 그들 모두를 품어 안을 때 ‘동해’는 버지니아를 넘어 미국 전역으로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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