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능시험(Scholastic Aptitude Test)을 관리하는 칼리지보드가 5일 SAT 규정을 대폭 변경한다고 발표하면서 가장 강조한 것은 충실한 학교수업이었다. 기자회견을 통해 개정 내용을 밝힌 데이빗 콜먼 칼리지보드 회장은 그동안 SAT가 “고교 교육과 동떨어져 있다”는 세간의 비난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2016년부터 시행될 개정 SAT에선 현행 필수항목인 ‘에세이’가 선택으로 바뀌고 필수는 ‘읽기와 쓰기’ ‘수학’ 두 항목으로 줄어 총점도 1600점으로 낮아진다. 틀린 답에 대한 감점을 없애 오답 피하는 기술습득 같은 쓸데없는 훈련에 신경 쓰지 않도록 했으며 종이와 컴퓨터 시험을 병행해 온라인에 익숙한 학생들의 스트레스도 덜어주었다. 보다 구체적인 사항과 샘플 테스트는 4월16일 발표할 예정이다.
칼리지보드는 이번 개정을 통해 두 가지를 강조하고 있다 : 첫째, 고교에서 배운 내용에 포커스를 맞추고 대학과 사회에 나가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평가를 중요시할 것이다. 둘째,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 모두에게 공정한 기준을 적용하는 평가가 되도록 할 것이다.
실용적 능력을 강조하며 콜먼회장은 SAT에 흔히 출제되는 불가사의한 단어들에 대해 언급했다. ‘perfidious’ ‘trepidation’ 등 이른바 ‘SAT 단어’로 불리는, 잘 사용하지도 않는, 대부분의 고교생들에겐 “생전 들어본 적도 없는” 단어들이다. 콜먼회장은 달달 외웠다가 SAT만 지나면 곧 잊어버리는 이 같은 시험용 어휘들은 출제에서 지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비영리기관 칸 아카데미와 파트너십을 맺어 모든 학생들에게 무료 온라인 SAT 준비과정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정규수업과 동떨어진 SAT시험 준비를 위해 개인교사에서 학원에 이르기까지 값비싼 사교육이 성행하면서 SAT가 ‘교육의 불평등’을 조장시킨다는 비판에 대책을 제시한 것이다.
개정의 의도는 합리적이지만 실제 효과는 아직 가늠하기 힘들다. 2005년의 개정은 시험에 대한 불안을 늘리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했다. 이번 개정에 대한 교육계의 첫 반응은 긍정적이다. 학생들을 학교수업에 보다 충실하도록 만들고, 부모들의 허리 휘는 학원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면 일단은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