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의 소중한 생명을 싣고 가던 세월호가 깊은 바다 속으로 모습을 감춘 이후 한국은 깊은 슬픔에 빠졌다. 해외 한인들 역시 마찬가지다. 세월호 참사가 전해진 이후 모두가 같이 울었다. 그리고 기적의 생존자가 있기를 마음 모아 빌었다.
많은 남가주 한인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애도의 뜻을 나타냈으며 LA총영사관 건물의 한 쪽 벽면에는 한인들의 슬픔과 기원을 담은 쪽지 글들이 빼곡히 붙어 있다. 이처럼 같은 민족이기에 느끼는 고통은 공간을 훌쩍 뛰어 넘는다.
고통 때문에 계절의 화사함조차 전혀 느끼지 못하겠다는 어느 한인의 말은 한인들이 이번 참사로 얼마나 참담해 하고 있는지를 잘 표현해 준다. 절망의 어두운 구름이 모두의 마음에 짙게 드리워 있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는 희망의 햇살을 본다. 절체절명의 순간 자신의 생명을 내던지며 다른 이들을 구한 의인들과, 바다 속으로 뛰어 들어 목숨을 건 채 구조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는 잠수부들의 희생과 용기가 바로 그것이다.
또 생업을 뒤로 한 채 희생자 가족들을 먹이고 도우며 위로하는 자선봉사에 나선 수천명의 보통사람들도 희망의 씨앗이 되기에 충분하다. 일부 지도층 인사들의 볼썽사나운 행태와 대비되는 이런 모습은 민초들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이끌고 가는 힘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 조국이 위난에 처할 때마다 한마음 한뜻으로 조국 돕기에 팔을 걷어붙였던 해외 한인들도 이런 민초들과 똑같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이번 참사가 미국 언론들을 통해 연일 크게 보도되는 것을 지켜본 한인들은 착잡한 심정이었다. ‘후진국형 참사’ ‘성장논리에 희생된 안전’이라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삼성과 현대라는 브랜드로 대표되던 기술선진국 자부심에 큰 상처를 입은 것도 사실이다.
미주 한인들은 비탄에 빠져있는 한국이 하루속히 슬픔에서 벗어나기를, 또 이런 어처구니없는 소식이 들려오는 일이 다시는 없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참사가 발생한지 벌써 열흘이 지났다. 이제는 차분한 마음으로 수습을 지켜보며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어둠을 뚫고 나온 한줄기 희망의 햇살을 기억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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